그림 1, <최애의 아이> 1권 표지 

 

2020년 4월에 연재를 시작, 2023년에 애니메이션화 된 <최애의 아이>. 일본의 연예계를 배경으로 한 복수극이라는 참신한 소재의 이 만화는 다른 인기 만화인 <카구야 님은 고백받고 싶어>를 그린 아카사카 아카와 <쓰레기의 본망>을 그린 요코야리 멩고가 각각 스토리와 작화를 맡았다. 둘 다 유명 작품을 그린 인기 작가로서 그 둘이 함께 작업한다는 이야기로 큰 기대를 받은 최애의 아이는 현재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OST 또한 현재 약 3억 회(2023.11.30일 기준)의 조회수를 달성, 유튜브 숏츠 등에서도 널리 사용되며 일본과 한국, 그리고 해외 각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애의 아이에서 가장 비중 있게 다루어지는 소재 중 하나는 바로 ‘거짓말’이다.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자신의 원래 모습을 감추는 연예계에서 거짓말은 자신을 지키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는 것이다. 특히 그것이 가장 잘 나타나는 것이 1화와 5화부터 8화까지 등장하는 호시노 아이, 쿠로카와 아카네의 에피소드이다. 후에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두 캐릭터는 각각 연예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무기, 그리고 방패로서 거짓말을 하는 등 거짓을 캐릭터가 가진 하나의 요소로서 풀어나간다. 이는 험난한 연예계 속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서 ‘거짓말’이 가진 부정적 이미지를 완전히 뒤집어놓는다.

 

1. 사회 속 거짓말에 대한 인식 

먼저 거짓말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을 살펴보자. 거짓말은 상대방에게 드러내고 싶지 않은 것이 있을 때 그것을 숨기기 위해 상대에게 거짓을 고하는 것을 의미한다. 거짓말은 상대로부터 무언가를 숨기고 감춘다는 점에서 타인과의 신뢰에 대한 문제로 쉽게 이어질 수 있다. ‘선의의 거짓말’, ‘하얀 거짓말’처럼 상대의 감정을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한 거짓말 또한 있으나 이 역시 거짓말을 한다는 시점에서 상대와의 긍정적인 관계 발전을 저해한다는 연구 또한 존재한다.^​1)자신에게 숨기는 것이 존재한다는 시점에서 이미 상대방에 대한 의심을 품게 된다는 것이다.

 

 

2. 연예인들의 거짓말

그렇다면 연예인들의 거짓말과 그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어떨까. 한국의 경우는 큰 범죄에 대한 처벌을 피하는 것과 자신의 인지도를 유지하기 위한 거짓말이 많았다. 대표적인 예로 2019년도에 마약 투약 혐의로 처벌받은 배우 박유천이 있다. 결단코 마약을 하지 않았다 주장하였지만 결국 검사에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오며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바 있다.^​1)

일본의 경우에는 연예인, 그중에서도 아이돌의 연애에 대해 민감한 경향을 보인다. 아이돌은 모두의 것이며 누구와도 연애를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일본의 유명 아이돌 그룹 AKB48의 경우 논란을 피하기 위해 연애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어긴 멤버는 모두 그룹을 탈퇴하거나 연구생으로 강등되었다. 2013년에는 미네기시 미나미가 또래의 남자 연예인과 데이트를 한 사실이 드러나, 스스로 머리를 삭발하고 사과하는 영상을 올려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일도 있다.^​2) 지금은 은퇴한 그라비아 아이돌인 시게모토 고토리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남성과 마음대로 연애도 못하고, 스태프들 사이에도 거짓이 판치는 연예계를 비판하여 논란이 된 적이 있다.^​3)한국의 경우에도 연예인의 스캔들에 민감한 편이지만 일본은 그보다 더 스캔들과 사생활 문제에 예민한 것으로 보인다.

 

 

3. 호시노 아이: 자신의 무기로서의 거짓말

<최애의 아이> 1화 Mother and children에 등장, 그 이후에도 작품의 주요 인물로서 언급되고 있는 호시노 아이. 이 캐릭터는 아이돌 그룹 B코마치의 센터로 활약하고 있었으나 아이돌의 신분으로 임신하게 되어 아이돌 활동을 못하게 될 위기에 처한다. 일본 연예계에서 결혼한 아이돌, 아이를 가진 아이돌은 더 이상 인기를 끌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아이는 후에도 활동을 이어나가기 위해 모든 사실을 감춘 채 출산과 육아를 한다. 자신의 아이들을 소속사 사장의 호적에 올리는 것마저도 감수한 채로 말이다.

 

호시노 아이가 거짓말은 단순히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아이는 작중 수차례 ‘거짓말은 최고의 사랑’, 아이돌은 ‘거짓말이라는 마법으로 빛나는 생물’이라며 거짓말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한다. 상대방과의 긍정적인 관계 발전을 저해하는 거짓말과 관계 발전의 가장 최종적인 단계라고 볼 수 있는 사랑을 동일하게 인식하도록 하게 하는 모순되는 대사는 거짓말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부여한다.

 

그림 2, ‘거짓말은 최고의 사랑’이라고 말하는 아이. 라프텔 <최애의 아이> 1화 中 

 

소속사 사장인 사이토 이치고는 아이에 대해 ‘진짜배기 거짓말쟁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스태프와 높은 사람들도 거짓말쟁이가 가득한 연예계에서 진짜배기인 아이는 최강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 이후 B코마치의 무대가 시작되자 아이의 퍼포먼스를 보고는 회식에 불러보라는 등 B코마치를 비웃으며 저평가하던 현장의 사람들이 눈을 크게 뜨며 아이의 매력에 매료되는 모습을 보인다. 거짓말에 익숙한 사람들마저 완벽한 ‘진짜배기 거짓말’로 속이는 아이의 무기를 제대로 표현하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림 3, 4, B코마치를 낮게 평가하는 인물들 

 

 

그림 5, 6, 아이의 무대를 보고 놀라는 인물들. 라프텔 <최애의 아이> 1화 中 

 

또한 아이가 ‘진짜배기 거짓말쟁이’로서 진가를 발휘하는 다른 장면도 존재한다. 작품 속에서 자신의 미소에 대해 너무 프로스러워서 응원할 마음이 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자신은 거짓말로 이루어져 있으니 이런 모습 밖에 보일 수 없다며 생각하지만, 이후 자신의 아이들을 보고 지은 진심 가득한 미소를 본 팬들이 만족하게 된다. 아이는 그것을 보고 배워버렸다며 그 미소를 꾸며내어 아이돌로서의 위상을 더욱 올린다. 이후 탤런트로도 활동할 기회를 얻게 되자 특유의 신비한 매력으로 연기 활동까지 성공하며 이전보다도 더 큰 인기를 얻어 돔 공연에 진출하게 된다. 거짓말을 자신의 강점으로써 활용해 아이돌로서의 위상을 높인 것이다. 

 이러한 아이의 입장에서 거짓말은 쌍둥이의 엄마인 자신을 아이돌로 있을 수 있게 하는 빠질 수 없는 요소이다. ‘거짓말은 최고의 사랑’과 같은 대사와 거짓말을 토대로 한 신비한 매력, 이에 더해 사랑을 받고 싶어 거짓으로 사랑을 뿌리고 다닌다는 아이의 서사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부정적인 기존의 이미지와 달리 신비롭고 매력적인 요소로서 거짓말을 인식하도록 한다.

 

 4. 쿠로카와 아카네: 자신의 방패로서의 거짓말

<최애의 아이> 속에는 다른 양상의 거짓말 또한 존재한다. 호시노 아이가 아이돌로서의 자신을 위한 무기로 거짓말을 해왔다면 쿠로카와 아카네의 경우는 자신의 능력과는 별개로 연예계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패와 같은 수단으로 거짓말을 택한다.

쿠로카와 아카네는 <최애의 아이> 애니메이션 5화~8화까지 이어지는 에피소드의 주연으로 등장한다. 에피소드의 내용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총 6명이 함께하는 연애 리얼리티 쇼 <지금부터 리얼 러브 시작합니다>(이하 <지금리얼>)에 출연하게 된 아카네는 다른 출연자들에 비해 주목받지 못한다. 소속사의 압박도 더해져 초조해지자 어떻게든 주목을 받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 과정에서 실수로 다른 출연자의 얼굴에 상처를 내게 되고, 이를 계기로 엄청난 악플에 시달린다. 사과문까지 올렸으나 멈추지 않는 악플 세례에 크게 고통받다가 주인공과 친구들의 도움으로 위기를 벗어난다.

 

필자가 주목하는 장면은 이 다음이다. 이 일 이후 아카네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방송용의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 어떻겠냐는 조언을 받는다. 고민하던 아카네는 자신의 특기인 연기를 살려서 위에서도 언급되었던 아이와 같은 성격으로 캐릭터를 만들게 되는데, 언제나 자신 넘치고 사람을 끌어들이는 아이의 묘한 매력을 잘 살려 쇼에서도 성공적으로 주목을 받게 된다. 이러한 내용은 아이와는 달리 자신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 거짓을 말하며, 아이와 마찬가지로 부정적인 면보다는 긍정적인 면의 거짓을 보여준다.

 

그림 7, 호시노 아이를 연기하는 쿠로카와 아카네. 라프텔 <최애의 아이> 7화 中 

 

거짓말을 긍정적으로 보여준다는 것 외에도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참고한 인물이 아이라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솔직하게 자신 본연의 모습으로 연예계에서 활동하던 아카네는 한 번의 실수로 팬들에게 그간의 모습을 이미지 메이킹이라 부정당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호시노 아이를 연기한다. 호시노 아이라는 캐릭터는 그간 솔직하게 방송에 임했던 아카네와는 달리 거짓말쟁이로 언급되는 정반대의 성격을 띈 캐릭터이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참고한 것이 거짓말로 점칠된 인물이라는 것은 결국 애니메이션 초반에 언급되었듯이 거짓말투성이인 연예계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이와 똑같이 거짓말을 하는 존재가 되어야만 한다는 현실을 나타내는 것은 아닐까.

이 에피소드에서 또 생각할 수 있는 점은 바로 거짓에 대한 팬들의 인식이다. <지금리얼>을 시청하던 시청자들은 6화 에고서핑 초반 아카네가 거짓 없이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던 때에는 존재감이 희미하다고 말하며 실수를 저지른 이후에는 도를 넘는 비난을 하였다. 하지만 아이를 연기하며 자신의 모습을 거짓으로 꾸며내자 ‘귀엽다’고 말하며 아카네에게 주목하기 시작한다.

 

그림 8, 9. 에피소드 초반 아카네에 대한 팬들의 인식. 라프텔 <최애의 아이> 6화 中. 

 

 

그림 10, 11, 에피소드 중반 아카네를 향한 팬들의 비난. 라프텔 <최애의 아이> 6화 中

 

 

그림 12, 13, 사건이 일단락된 이후의 아카네에 대한 인식. 라프텔 <최애의 아이> 8화 中

 

이는 연예인의 거짓말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거짓으로 꾸며진 모습을 더욱 좋아하는 팬들의 모순된 모습을 보인다. 아이돌에게는 자신 밖에 모른다, 이기적이다라는 말을 일삼지만 결국 팬들도 자신들이 원하는 모습만을 바라보는 이기적인 생각을 가진 것이다. 이 에피소드를 보다 보면 연예인들의 거짓말은 연예인 본인의 허세에 기반한 것도 있지만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카네가 거짓말을 긍정적으로 보여준다는 것 외에도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참고한 인물이 아이라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솔직하게 자신 본연의 모습으로 연예계에서 활동하던 아카네는 한 번의 실수로 팬들에게 그간의 모습을 이미지 메이킹이라 부정당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호시노 아이를 연기한다. 호시노 아이라는 캐릭터는 그간 솔직하게 방송에 임했던 아카네와는 달리 거짓말쟁이로 언급되는 정반대의 성격을 띤 캐릭터이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참고한 것이 거짓말로 점철된 인물이라는 것은 결국 애니메이션 초반에 언급되었듯이 거짓말투성이인 연예계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이와 똑같이 거짓말을 하는 존재가 되어야만 한다는 현실을 나타내는 것은 아닐까.

 

 5. <최애의 아이>를 통한 일본 연예계에 대한 고찰

최애의 아이 속에서는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거짓말을 자신의 무기와 방패로 이용하는 호시노 아이와 쿠로카와 아카네 외에도 다양한 거짓말이 등장한다. 개인 사정으로 인해 나이를 속이고 방송 활동을 하고 있는 MEM쵸, 실제로 사귀게 되었으나 방송에서는 고백을 거절하는 스미 유키와 쿠마노 노부유키 커플이 그 경우이다. 이들의 대부분은 팬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행동하거나, 세상에 알려지면 곤란한 이야기, 주로 사생활 보호를 위해 사적인 이야기를 피하는 등 자신을 보호해야 하는 경우에 거짓이라는 요소가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최애의 아이>는 팬들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연예인의 입장에서 거짓말을 하는 이유를 드러내며 그 양상 또한 제각각이다. 하지만 공통적으로는 연예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임을 알 수 있다. 또한 거짓 없이 솔직하게 임하는 연예인에 대한 팬들의 반응과 연예인이 받는 고통을 적나라하게 표현함으로써 연예인들의 거짓말에 대해 부정적으로만 생각해야 하는가, 너무 팬들이 원하는 꾸며진 모습만을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아닌가 되돌아보게 된다. <최애의 아이>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거짓말의 정의, 일본 연예계의 현실과 연예인들을 대하는 우리의 모습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주는 애니메이션이다.

주

1)​조은경, 2002, “거짓말의 특징과 탐지”, 한국심리학회지:일반, 21(2), pp.59 

2)중앙일보, 2019년 5월 7일 자, ““염색·제모한 박유천, 온몸의 털 60개로 걸렸다”…마약하면 결국 ‘잡히는’ 까닭”,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459923#home (2024. 1. 3 최종 접속)​

3)동아일보, 2013년 2월 1일 자, “[영상] 'AKB48' 미네기시 미나미, 남자아이돌과 숙박데이트 ‘삭발’사과”,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130201/52742430/1 (2024. 1. 3 최종 접속)

4)ROCKETNEWS24, 2019년 3월 4일 자, “【大炎上】芸能界の裏側を暴露して引退発表！ 紅白出場も果たした重本ことりさんの捨て台詞がヤバイ「裏切り」「コソコソだれかと付き合ったりするのも嫌」”, https://rocketnews24.com/2019/03/04/1181801/ (2024. 1. 4 최종 접속)

참고문헌 

 

    조은경. (2002). 거짓말의 특징과 탐지. 한국심리학회지:일반, 21(2), 33-65.

  중앙일보, 2019년 5월 7일 자, ““염색·제모한 박유천, 온몸의 털 60개로 걸렸다”…마약하면 결국 ‘잡히는’ 까닭”.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459923#home (2024. 1. 3 최종 접속)

  동아일보, 2013년 2월 1일 자, “[영상] 'AKB48' 미네기시 미나미, 남자아이돌과 숙박데이트 ‘삭발’사과”.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130201/52742430/1 (2024. 1. 3 최종 접속)

  ROCKETNEWS24, 2019년 3월 4일 자, “【大炎上】芸能界の裏側を暴露して引退発表！ 紅白出場も果たした重本ことりさんの捨て台詞がヤバイ「裏切り」「コソコソだれかと付き合ったりするのも嫌」”. https://rocketnews24.com/2019/03/04/1181801/ (2024. 1. 4 최종 접속)

  라프텔, <최애의 아이> 6화~8화. https://laftel.net/item/41389/%E3%80%90%EC%B5%9C%EC%95%A0%EC%9D%98-%EC%95%84%EC%9D%B4%E3%80%91 (2024. 1. 4 최종 접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