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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리뷰] <오딘스피어 레이브스라시르> -5명의 주인공으로 다시보는 “북유럽 신화”-

김경훈2023.01.25

  

-1. 들어가며: “RPG 게임과 신화 모티브

 

 매슬로의 욕구 이론에 따르면 현실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순서대로 생리적, 안전, 소속감, 존중, 인식, 미학적, 자아실현, 마지막으로 초월의 욕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1) 하지만 현실의 세계에서는 각종 제약에 의해, 사람들은 그들의 욕구를 상위의 단계까지 금방 충족시킬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때 사람들은 가상의 세계 즉 매직 서클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게임을 통해 현실의 제약으로부터 벗어나 이러한 욕구들을 바로 충족할 수 있다.​2) 다시 말해 게임은 기본적으로는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는 등의 오락과 여가의 기능을 하지만, 플레이어로 하여금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을 경험하게 하는 역할도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게임의 장르들 중에서 RPG 장르의 게임이 게임의 이러한 역할을 가장 잘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RPG장르가 플레이어로 하여금 현실의 각종 제약에서 벗어나게 할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보다 극적으로 또는 빠르게 초월의 경지에 다다른 것처럼 느끼게 하는 장치로써 주로 영웅적인 스토리텔링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RPG 게임의 본래 정의는 플레이어가 자신의 분신인 아바타를 통해 일정한 역할을 부여받아 임무를 수행하며 성장해나가는 게임으로 판타지적인 요소가 필수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현대에 발매되는 RPG 게임들은 1974년 판타지 요소를 도입한 전자게임의 시조격인 <던전 앤 드래곤>의 영향과 상기한 RPG 게임의 특징의 경향을 따른다. 이 때문에 RPG 게임은 극적인 이야기와 신비한 마법 등, 현실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 각국의 신화로부터 모티브를 대거 가져와 ‘RPG 하면 판타지 게임이라는 인식을 만들어내었다.

 

 

-2. 수많은 북유럽 신화 컨텐츠들

 

RPG 게임을 비롯한 많은 판타지 컨텐츠들은 중세나 신화에서부터 모티브를 많이 가져오고 있다. 신화는 그리스 로마 신화나 켈트신화 등 수많은 신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오고 있지만, 특히 최근에는 북유럽 신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3) 북유럽 신화의 주요 이야기는 라그나로크라고 불리우는 신들의 전쟁이다. 북유럽 신화의 전개 과정을 노래하는 무녀의 예언의 종장에 언급되는 이 전쟁은 세계를 파멸로 이끄는 신들과 거인족들의 전쟁으로서, 이들을 비롯한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모든 지역과 종족들은 이 전쟁을 끝으로 전부 멸망하게 된다. 이후 세계가 멸망한 후에 마치 아담과 이브를 연상케 하는 2명의 남녀가 살아남게 되고, 세계는 재탄생을 하게 된다는 것이 라그나로크의 주요 이야기이다. 신족들 그리고 거인족들 간의 사소한 다툼 등이 끊이지 않고, 결국 거대한 전쟁으로 인해 신들을 비롯한 세계 전체가 멸망한다는 이러한 이야기는 다른 신화들과 차별되는 요소이다. 이는 북유럽 고유의 척박한 환경으로 인한 북유럽 사람들의 세상이란 가혹하기 살아가기 힘든 곳이라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고 한다.​4)

 

 

 

 그림1. 리뷰할 오딘스피어에 등장하는 요정, 발키리, 드워프 등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종족들

 

 북유럽 신화는 이처럼 혼란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기에 작중에 등장하는 영웅들이나 신들은 자주 시련을 겪게 된다. 이 때문에 다른 신화들보다 위기를 극복하려는 영웅적인 서사가 더 욱 부각된다. 필자는 이 점이 북유럽 신화가 여러 판타지 기반 컨텐츠들에게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온 이유 중의 하나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또한 북유럽 신화 속에는 변신 등의 마법은 물론이고 인간과 신족 외에도 요정, 난쟁이, 용 그리고 거인족 그리고 이들이 살아가는 미드가르드, 무스펠헤임, 마나헤임 등 다양한 종족들과 세계가 등장한다. 즉 북유럽 신화는 사람들로 하여금 신비로운 경험을 하게 하는 세계관을 확장하는 요소들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애니메이션과 영화 그리고 게임은 북유럽 신화에서 많은 모티브를 가져오는 것이다.​5)

북유럽 신화를 모티브로 삼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서 영화에서는 마블 스튜디오의 <토르> 시리즈를 들 수 있으며, 게임에서는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워크래프트> 시리즈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그 외의 게임에서도 스토리를 직접적으로 가져오지는 않았지만,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종족이나 아이템 또는 일부의 세계관만을 가져온 사례도 셀 수 없이 많다. 이제부터 소개할 게임 <오딘스피어: 레이브스라시르>도 북유럽 신화를 모티브로 삼고 있는 게임들 중 하나이며, 특히 앞서 언급한 종말을 다루는 신들의 전쟁인 라그나로크를 모티브로 진행되는 횡스크롤 RPG 게임이다.

 

 

 


 


-3. 소개: 오딘스피어는 어떤 게임인가?

 

 <오딘스피어 레이브스라시르>2016년에 발매된 ps4 타이틀로서, 2007년에 발매된 ps2 타이틀 <오딘스피어>의 리메이크작이다. 제작사는 <오딘스피어> 외에도 <그림 그리모어>, <드래곤즈 크라운> 등 설립 시기부터 2D 그래픽 게임 제작 외길을 걷고 있는 중소 제작사로 유명한 바닐라웨어이며, 특히 2020년에는 수많은 플레이어들로부터 연출, 스토리 그리고 사운드 면에서 큰 호평을 받은 <13기병 방위권>을 발매하기도 하였다. <13기병 방위권>보다 이전에 출시된 <오딘스피어 레이브스라시르>도 바닐라웨어의 장인 정신이 깃들었다 할 수 있는 게임이다. <언차티드><블러드본>, <다크 소울3>과 같은 유명게임들이 출시된 2016년에도 메타크리틱이나 IGN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정도로 <오딘스피어 레이브스라시르>은 유저들에게 많은 호평을 받은 타이틀이기 때문이다.

 

 <오딘스피어 레이브스라시르>가 이처럼 호평을 받아 2016년도의 유명 게임들과 높은 순위로 랭크될 수 있었던 이유로 많은 플레이어들이 제일 먼저 스토리를 든다. 그러나 필자는 그 외에도 2D 액션 게임임에도 수준 높게 구현한 바닐라웨어 특유의 미려한 그래픽과 연출 그리고 수많은 스피디한 액션 스킬들과 높은 타격감 등 다방면에서 이유를 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림2동화책을 보는 것 같은 2D 그래픽

 

 필자가 이 게임을 처음 플레이했을 때 제일 먼저 눈길을 끌었던 것은 바로 동화 같은 그래픽이었다. 앞서 말했듯, RPG게임은 대게 판타지적인 세계관을 주요 배경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필자는 판타지라는 신비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잘 살리는 RPG게임이 소위 말하는 근본적인 RPG게임이라고 본다. 오딘스피어의 경우에는 컴퓨터 프로그램 등을 거치지 않고 마치 직접 손으로 그린 것과 같은 동화책에서 나올법한 캐릭터 디자인이나 배경 묘사가 두드러진다. 필자는 잠시 플레이하다가도 종종 멈춰서서 배경 등을 보며 어린 시절 보았던 서양 동화책들의 몽환적인 삽화들이 바로 머릿속에 떠올려졌을 정도였다. 이 때문에 개인적으로 그래픽만으로도 사실적으로 배경이 표현되는 최근의 3D RPG 게임들보다도 다양한 세계관과 신비로운 생명체들이 등장하는 북유럽 신화 고유의 신비로운 분위기가 더 잘 전달되었던 것 같다.

 

 

그림3. 게임 내 스킬트리

 

 

 

 또한, 액션 RPG 게임 답게 각 플레이 캐릭터마다 다양한 고유 액션 스킬들이 존재한다. 액션 스킬들은 화려한 연출과 빠른 속도로 전개되며, 이에 더해 타격감을 한층 더 높이는 화면 흔들림 기법이나 카메라 이동 기법그리고 경직 애니메이션등이 각 스킬들의 특성에 맞게 적절히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스킬들은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설정한 커맨드를 누르고, 타 게임의 마나역할을 하는포존 포인트​6) 또는 ‘POW게이지​7)를 소비하여 발동된다. 이때 커맨드를 연속으로 입력하면 발동한 스킬 후에 바로 다음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연격을 구사하여 플레이어는 자신만의 독자적인 콤보를 자유롭게 만들어 낼 수 있고, 이는 플레이어로 하여금 어떻게 조합하면 더 많은 콤보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와 같은 자신만의 스킬 사용 패턴을 끊임없이 고안해내게 한다. 필자는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스킬 고유의 타격감에 의한 효과와 더불어 플레이어는 점점 게임에 몰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4. 그렇다면 스토리는?: 5명의 주인공으로 새로이 전개되는 북유럽 신화

 

 


 그림4. 북유럽 신화의 세계관을 모티브로 삼은 오딘스피어의 무대 에리온 대륙무녀의 예언을 모티브 삼은 에리온 대륙의 예언

 

<오딘스피어>의 줄거리는 마왕 오다인이 다스리는 라그나네이블(원전에서는 아스가르드)’, 요정의 나라 링폴드(알브헤임)’, 용암과 화염의 나라 볼케네른(무스펠헤임)’, 중세풍의 인간의 나라 타이타니아(미드가르드)’, 그리고 죽음의 나라 엔델피아(니플헤임)’가 공존하고 있는 에리온 대륙을 무대로 전개가 된다. 대륙은 원래 진보된 마법 기술로 다른 나라들을 압도하던 발렌타인 왕국이 사실상의 패권국으로서 군림하고 있는 상태였으나, 모종의 이유로 왕국이 보유하고 있던 마법 공학의 결정체이자, 마법무기를 대량 생산하던 가마 콜드런이 폭주하여 하루아침에 멸망하고 만다. 발렌타인 왕국이 멸망한 후, 남겨진 콜드런을 차지하기 위해 요정과 마왕군 사이에 전쟁이 벌어지게 되고, 이 전쟁은 결국 예언대로 세계를 종말로 인도할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 위기의 세계관 속에서 5명의 주인공(그웬돌린, 오스왈드, 코르넬리우스, 벨벳, 메르세데스)들이 자신들에게 닥쳐오는 고난과 시련을 극복하고 마침내는 종언에 맞선다는 것이 <오딘스피어>의 주요 줄거리이다.

 

위의 줄거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오딘스피어>는 마왕과 요정이라는 거대 세력 간의 전쟁과 그 후에 닥치는 종언이라는 점에서 앞서 언급한 북유럽 신화의 라그나로크를 모티브로 삼고 있다. 이 때문에 오딘스피어에서도 모티브가 되는 북유럽 신화에서처럼 인간 외에도 요정이나 발키리 그리고 난쟁이들과 같은 다양한 종족들이 등장하며, 주인공들의 개별 스토리에서도 원전을 모티브로 삼은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다만 몇몇 세부적인 설정이나 내용은 원전의 것을 그대로 가져오는 대신, 구도 등에서 햄릿이나 개구리 왕자등과 같은 유명 문학, 동화 작품들에서도 모티브를 가져오는 경우도 있는 등 기존의 원전을 재구성한 부분들도 존재한다.

 

 

 

그림5. 게임 내 종족과 세계관 외에 원전에 직접적으로 모티브를 두는 몇몇 사례

 

왼쪽: 원전 라그나로크에 등장하는 거대 뱀 요르문간드를 모티브로 삼은 게임 내 최종보스 중 하나인 거대 용 레벤탄

 

오른쪽: 북유럽 신화 중 용 파프니르를 죽인 시구르드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은 검사 오스왈드가 용 하인델을 쓰러뜨리는 장면

 

 

 

 

 

그림6. 게임 내 원전에 모티브를 두지 않고 다른 창작물에 모티브를 두어 재구성한 몇몇 사례

 

왼쪽: 본래 원전에서는 죽음에 나라에 가는 발드르를 모티브로 둔 왕자 코르넬리우스가 저주를 받아 토끼같은 생명체 푸카가 되고, ‘햄릿처럼 죽은 선대왕을 만나 그에게 조언을 듣는 장면

 

오른쪽: 원전에는 없는 요정족의 공주이자 세계수 메르세데스의 이야기와 원전의 로키를 모티브로 둔 잉베이가 개구리가 되고,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개구리 왕자처럼 메르세데스에게 입맞춤을 권하는 장면

 

 

그림7. 여담으로 게임 스토리 진행 중 등장하는 장면인데, 발키리 브륜힐데를 모티브로 한 주인공 그웬돌린(왼쪽)이 모든 것을 불태우는 거인수르트를 모티브로 한 오닉스(오른쪽)와 만나는 장면이다. 저 두 캐릭터의 성우는 각각 카와스미 아야코세키 토모카즈인데, 이 때문에 의도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마지막 장면이 생각나기도 하였다어쩌면 이와 같이 유명 애니메이션에서도 모티브를 둔 것이 아닐까 싶다.

 

또한, 스토리 전개 면에서도 <오딘스피어>는 일반적인 타 rpg 게임처럼 1명의 주인공이 전체 스토리를 이끌어나가는 방식이 아닌, 5명의 주인공들을 각각 플레이하며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을 도입하였다. 때문에 플레이어는 게임의 처음부터 끝까지 1명의 주인공을 플레이하는 것이 아닌 5명의 주인공을 순서대로 플레이하게 된다. 이러한 구조는 타이틀 화면에서 플레이어의 시점을 대신하는 앨리스라는 한 소녀가 다락방에서 5명의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5권의 책을 순서대로 읽는 방식으로 게임 내에 반영이 되어있다. (, 게임은 극 중극으로 진행이 되는 것이다.)

 

그림8. 등장캐릭터들

 

-왼쪽에서부터 발키리 브륀힐데를 모티브로 삼은 마왕 오다인의 딸 그웬돌린’, 파프니르를 죽이고 영웅이 된 시구르드를 모티브로 삼은 검은 전사 오스왈드’, 모든 신들로부터 총애를 받았지만 로키의 농간으로 죽은 자의 나라에 떨어진 발드르를 모티브로 삼은 타이타니아의 왕자 코르넬리우스’, 음악과 마술의 여신 프레이야를 모티브로 삼은 멸망한 발렌타인 왕국의 공주 벨벳’, 세계수 위그드라실을 모티브로 삼은 요정의 나라 링폴드의 공주 메르세데스’- 

 

*여담으로 메르세데스는 메이플스토리의 메르세데스와 이름이 같은데 실제로 메이플 메르세데스의 모티브가 바로 오딘스피어의 메르세데스라고 한다.

 

플레이어가 플레이하게 되는 5명의 주인공들은 각자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동일 세계관내에서 거의 비슷한 시간대에 이들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각자만의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점 때문에 이들은 동료가 되어 동행하지는 않는다. 다만 같은 시간대에 이야기가 전개되므로 한 명의 이야기를 플레이할 때, 때때로 다른 주인공이 스토리 상에 등장하기도 하며 이들은 서로 협력하는 때도 있지만, 서로 싸우기도 하는 등 주인공이 겪는 시련의 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각자만의 이야기가 모두 완결된 종장에는 종언이 닥쳐오자 이들은 모든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함께 종언에 맞서게 된다. 또한 이러한 이야기들은 앞서 말한 동화 같은 그래픽과 극적인 연출 그리고 몽환적인 배경 음악이 어우러져 플레이어로 하여금 마치 신비롭고 감미로운 신화 연극을 보게 하는 느낌을 들게 하여 더욱 스토리에 몰입하게 한다

 

   

<그림9. 연극처럼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지는 주인공들의 독백 연출>

 

 

 이처럼 플레이어는 세계의 종언이라는 게임 내의 거대한 사건 속에서, 단 한명의 주인공으로 시련을 극복해내는 것이 아닌 5명의 서로 다른 시점으로 각자만의 시련을 극복해내고, 종국에는 모두가 종언이라는 거대한 시련을 극복해내는 과정을 보게 된다. 필자도 이를 통해 한 명의 영웅의 서사만을 다루는 기존 게임보다 더욱 폭넓게 영웅들이 시련을 극복해내고 성장해가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었고, 신비로운 분위기의 북유럽 신화에 더욱 빠져들며 플레이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5. 아쉬운 점

 

 필자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아쉬운 점 중 하나는 소위 뺑뺑이라고 불리우는 같은 곳을 계속 도는 듯한 느낌을 주는 현상이다. 아무래도 <오딘스피어>5명의 주인공이 하나의 세계관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같은 시간대 내에서 전개하다보니, 플레이어는 똑같은 맵 배경, 레벨만 달라진 몬스터나 보스를 마주하게 된다. 결국, 이로 인해 캐릭터 5명 중 제일 먼저 플레이하게 되는 그웬돌린이후부터는 RPG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세계관을 새로이 탐험하게 되는 듯한 느낌은 무뎌진다는 것이다.

 

이 같은 뺑뺑이 외에도 문제가 되는 점은 스킬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오딘스피어>의 각 캐릭터들은 저마다 꽤 많은 스킬들을 가지고 있고, 이를 이용해 플레이어는 다양한 콤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오딘스피어의 장점이다. 그러나 역으로 이는 단점이 될 수도 있는데, 스킬들이 워낙 많다보니 플레이어는 모든 스킬들의 커맨드들을 기억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물론 <오딘스피어>를 깊게 파헤치는 소위 컨트롤 고인물과 같은 플레이어들이라면 모를까, 1회차만 플레이하게 되는 대다수의 플레이어들은 결국 쓰던 스킬들만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오딘스피어>는 이 같은 문제들로 인해 플레이어마다 개인차가 존재하겠지만, 5명의 캐릭터들을 플레이하게 되는 과정속에서 매너리즘에 빠져 질려버리게 될 가능성이 어느 정도는 있다는 것이다.

 

 

- 6. 그럼에도 잘 만든 작품이다.

 

 

 

 

<그림10, 북유럽 신화의 라그나로크이후 살아남은 두 남녀 리브리프트라시르와 새롭게 재탄생되는 세계의 모습을 모티브로 삼은 게임의 마지막 장면>

 

그러나 전체적으로 <오딘스피어: 레이브스라시르>는 앞서 설명한대로 독자적인 그래픽과 훌륭한 연출 그리고 2d 게임임에도 즐길 수 있는 스킬들의 시원시원한 액션감으로 이 단점은 충분히 커버된다고 생각하며, 필자 스스로도 플레이했을 당시 어느 정도는 위와 같은 단점들이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사실이나 질린다는 느낌은 크게 받지는 않았다. 또한 스토리 전개면에서 비록 어느 정도는 뺑뺑이를 도는 듯한 느낌이 들 수는 있다고는 생각한다. 그러나 앞서 계속 언급하였듯, <오딘스피어>의 주요 특징은 ”5명의 이야기가 합쳐져 하나의 거대한 영웅신화 서사시를 만들어내는 점이다. 이는 최근에 출시되는 여타 3D RPG 게임에서는 잘 찾아볼 수 없는 방식으로, 필자는 플레이어로 하여금 거대한 성장감과 성취감을 충분히 느끼게 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혹시라도 콘솔을 가지고 있고, 최근 출시되고 있는 판타지 3D 게임들과 색다른 매력의 신화 기반 판타지 게임을 하고 싶다면 한 번쯤은 꼭 플레이 해보도록 하자.

 

 

 

1) 김정태, 2015,게임의 역사와 이해, 홍릉과학출판, p.59~60.

2) 위의 서적, p.13~16.

3) 박찬익, 2021, “신화 스토리텔링에 관한 연구”, 한국산학기술학회, p. 440.

4) 모리세 료,북유럽 신화 사전, 2014, 비즈앤비즈, p.140~141.

5) 박찬익, 2021, “신화 스토리텔링에 관한 연구”, 한국산학기술학회, p. 441.

6) '포존'은 적을 쓰러뜨리면 나오는 작은 보라색 불빛들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각 캐릭터들은 이를 흡수함으로써 마법 공격에 필요한 스킬 게이지인 '포존 포인트'를 보충할 수 있다. 게임 내 아카이브에 따르면 포존은 일종의 '생명력'으로써, 포존 포인트는 스킬 사용시 외에도 스킬 업그레이드나 과일 재배등에 소모된다.

7) 'pow게이지'는 물리 스킬 사용시에 쓰이는 스킬 게이지로 가만히 휴식을 취하면 충전이 된다. '포존 포인트'를 흡수해도 채워진다.

 

<참고자료>

 

-김정태, 2015, 게임의 역사와 이해, 홍릉과학출판.

-모리세 료, 북유럽 신화 사전, 2014, 비즈앤비즈.

-박찬익, 2021, “신화 스토리텔링에 관한 연구”, 한국산학기술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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