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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진격의 거인 전시회 탐방기

한동현2024.01.17

 

 

  

그림1. <진격의 거인 전시회> 행사 포스터

 

 2023725, 소모임 ‘KOI’의 행사로 홍대 AK 플라자에서 개최된 <진격의 거인 전시회>에 갔다. 전시회 외부에는 작은 카페와 만화의 주인공 에렌 예거와 세계관에서 최강으로 여겨지는 조사병단 병장 리바이 아커만의 피규어가 있었다. 카페의 음료 이름과 만화의 캐릭터 이름을 조합하여 예를 들어 식량 창고에서 찾은 OOO의 초코라떼’, ‘OOO을 쉬게 해줄 캐모마일등의 이름을 가진 음료 리스트가 재미를 주었다. '신카이 마코토'과 같은 다른 전시회는 전시장의 외부에서부터 사람들이 붐벼 제대로 관람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진격의 거인 전시회는 관람객의 수가 예상보다 적어 관람에 무리가 없었다

 

 전시회에 입장하자 진격의 거인의 전체적인 이야기를 요약하는 영상이 재생되었다. 영상을 보며 진격의 거인을 처음 봤을 때의 충격과 회차를 거듭하면서 점차 생겨난 중독성이 다시 상기되었다. 영상이 끝나고 전시장으로 가는 양쪽 끝의 두 통로를 서로 다른 색으로 조명하며 벽 안에서 거인들과 싸우는 세력, 벽 밖에서 거인을 풀어 파라디 섬의 사람들을 멸하려 한 세력 둘 중에 어느 세력을 고를 것인가 선택하여 각각의 입장의 이야기에 몰입하여 관람하게 한 점이 흥미로웠다.

 

 

 그림2. 행사장 내부


 전시장에 들어가자 진격의 거인 만화의 실제 원본이 전시되어 있었다. 1기에서 주인공의 어머니가 사망하는 씬부터 4기의 진격의 거인이 각성하는 씬까지 중요한 스토리를 다시 복습하는 느낌으로 관람할 수 있었다. 서사의 원본을 토대로 과거를 되짚어가는 관람 중간중간에 포토존이 있었다. 가장 인상깊었던 포토존은 4기에서 마레군이 거인을 전쟁에 이용하여 폭탄처럼 투하하는 장면을 입체화한 포토존이다. 떨어지는 거인 일부의 사진을 천장에 메달아놓아 진짜로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주어 재미있었다. 포토존을 지나 진격의 거인의 중심인 아홉 거인을 마인드 맵으로 정리해놓은 공간이 나왔다. 모든 것의 시작인 시조의 거인부터 전퇴의 거인’, ‘갑옷 거인등 이야기의 핵심에 있는 거인들이 나열되어 있었으며 보는 이들에게 이들 중 어떤 거인을 가장 좋아하는지 물어보는 문구도 있었다

 

 다음 전시장으로 가던 중 초대형 거인이 벽 넘어 무언가를 응시하는 포토존 겸 전시장을 만났다. 갑작스러운 초대형 거인에 살짝 놀랐지만, 초대형 거인을 향해 절을 하는 모습을 찍어달라는 웃긴 관람객으로 인해 그 놀람이 사라졌다. 한 부원은 거인에게 잡아먹히기 직전의 장면을 표현하는 사진을 찍었다. 본 필자가 사진을 찍어주며 손을 뻗어 더 절박한 상황으로 보이게 만들며 재미있게 사진을 찍었다. 다음 공간으로 이동하면 필수로 영상을 봐야 했다. 영상은 진격의 거인의 장면들을 보여주었는데 원작 만화의 캐릭터와 배경이 3D 입체로 연출되며 멋진 음악이 깔려 진격의 거인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었다. 스크린 뒤에는 미카사의 머플러 가시 반지 등 진격의 거인 속 주인공들과 관련된 물품의 실제 모습이 전시되어 있었다. 다음 공간은 진격의 거인의 캐릭터들을 소개하는 공간이었다. 주요 장면의 원화와 캐릭터들의 심리로 보이는 짧은 문구가 써있었다

 

 이외에도 수많은 원작 장면과 캐릭터들의 명대사들을 볼 수 있었고 원작가와의 인터뷰 영상을 시청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진격의 거인의 장면을 미니어처로 표현한 공간이 있었다. 미니어처였기 때문에 감상하면서 미니어처를 보는 우리가 거인의 입장이 된 느낌이 들었다. 전시가 끝나고 나면 굿즈 샵이 나오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 놀랐다. 예시로 족자봉이 있는데 비슷한 족자봉이 국제 전자 센터에서는 해당 굿즈샵에서 파는 가격의 3분의 1이었다는 점이 불만스러웠다.

 

 

그림 3. 다양한 전시품들

 

 필자는 이번 전시회는 필자가 경험한 다른 전시회에 비해 규모가 작았지만, 상대적으로 긴 기간 개최하여 인파가 몰리는 것을 방지한 듯하다. 또 관람하는 이들에게 진격의 거인의 웅장함, 작품이 나오기까지 들인 노력을 느끼게 하기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관람하는 중간에 영상을 통해 이야기를 요약하거나 주요 장면을 멋진 음악과 함께 보여주며 왜 이 만화가 명작이 되었는지 알려준 점이 인상적이었다. 전시장에 입장하기 전 카페에서 음료 이름에 만화 속 인물 이름을 조합한 점 또한 문구 자체로 하나의 작은 재미를 느끼게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느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미니어처였다. 미니어처가 장면들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뿐만 아니라 마치 우리가 거인이 된 기분이 들었다. 우리가 미니어처를 보듯 거인들은 자신을 죽이려 달려드는 인간이 마치 움직이는 미니어처처럼 보였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반면에 아쉬웠던 점은 굿즈이다. 전체적인 관람은 진격의 거인의 웅장함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만화 속 물품을 실제로 구현하고 미니어처로 장면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도 해당 장면을 상기하게 하였다. 하지만 굿즈 샵에서 그 웅장한 기분과 흥미가 살짝 깨졌다. 첫 번째로 가격이다. 앞서 말했듯이 족자봉은 다른 굿즈샵보다 2~4배 더 비싸게 판매하였다. 펜과 같은 필기구도 약 2배 더 비쌌다. 필자는 전시를 관람한 이후 적당한 가격의 굿즈를 구매하는 것이 완벽한 관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 전시회는 모든 굿즈의 가격이 지나치게 비쌌으며 재고도 적었기에 무엇을 살지 고민을 많이 하게 했다. 앞으로의 전시회에서는 재고의 양을 늘리고 가격을 감소시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와 같이 이번 행사는 굿즈의 판매 방식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었다. 하지만 행사의 내용은 진격의 거인의 시작과 끝을 다시 되돌아보며 진격의 거인 만화의 웅장함, 치밀하게 설계된 세계관을 보여주며 왜 이 만화가 흥행하였는지 알려주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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