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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PlayX4(플레이엑스포) 다녀왔습니다.

김견강2019.11.23

최근 정보통신 산업의 중심으로 떠오른 VR5G, 과연 이들이 게임과 만난다면 어떨까. 첨단기술은 게임산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한국의 대표적인 게임 쇼인 플레이엑스포현장에서 이를 직접 확인해보았다.

#플레이엑스포 #VR #5G #인디게임 #첨단기술과게임산업 

 

 

 

 - 2019 PlayX4(플레이엑스포) 행사개요


행사명: 2019 PlayX4(플레이엑스포)
행사기간: 2019.5.9.(목)~5.12(일) (필자는 3일차(5/11) 하루 관람)
장소: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 6,7,8홀
총 관람객: 102,059명
부스 수: 1,200부스
참가업체: 511개사(전시회 참가는 215개사)
(참고: https://www.playx4.or.kr/main.do#layerPopupMainKo)

 


- 행사장에 처음 입장하면서 촬영한 전경, 세가(SEGA)나 반다이남코(BANDAI NAMCO) 등 대기업의 부스가 상대적으로 전면에 위치함을 알 수 있다. 덧붙이자면, 뒷쪽의 부스들은 대부분 중견 혹은 인디게임사의 것들이다.


 

- 첨단기술과 게임의 공존 가능성

지금 우리나라는 바야흐로 5G, VR 등 첨단기술이 떠오르는 시기라고 할 수 있겠다. 기존 LTE(4G)와 비교해 훨씬 빠른 속도를 자랑할 5G 통신망의 본격적인 구축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에 발맞춰 삼성, LG 등의 스마트폰 제조사는 5G에 특화된 최신 스마트폰 기기를 생산 및 판매하고 있다. 또한 콘서트 실황을 중계하거나 사람이 직접 가기 힘든 극한의 장소를 체험할 수 있도록 재현하는 등 VR을 이용한 가상현실 콘텐츠 개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그렇다면 게임의 경우는 어떨까? 이미 VR을 활용한 방탈출 게임이나 ‘스팀’ 혹은 ‘플레이스테이션’ 등 게임 전문 플랫폼의 VR 게임 등 최신기술을 활용한 게임 콘텐츠가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VR을 활용한 게임을 플레이해본 경험이 있는데, 아직 초기여서 그런지 사실성 면에서 조잡함이 많이 느껴졌다. 조금이나마 가상 세계에서 직접 게임을 플레이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던 건 좋았지만 기술적으로는 많은 개선이 필요해보였다. 그렇다면 지금, 게임과 최신기술의 공존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을까?

지난 2019년 5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9 PlayX4(플레이엑스포)에서 가장 돋보인 요소는 바로 VR과 5G를 이용한 가상현실 시뮬레이션이었다. 한눈에 봐도 많은 사람들이 VR 코너에 몰려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득 이전의 경험이 떠올라 필자도 그 행렬에 합류했다. 텔레비전 광고를 통해서도 많이 접해온 LG의 유플러스 5G를 토대로 한 VR 시스템이었다. 인기 PC 온라인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VR을 통해 체험할 수 있는 공간과 서커스 공연을 가상현실화 하여 볼 수 있는 ‘태양의 서커스’, 인기 연예인의 비주얼을 가상현실을 통해 사실적으로 구현한 콘텐츠 등 여러 가지 VR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 연예인을 활용한 VR 시뮬레이션을 체험해볼 수 있었는데, 놀랍게도 이전에 경험했던 VR과 비교해서 좀 더 사실적인 모습을 만나볼 수 있었다. 마치 연예인을 눈앞에서 만나는 듯했다. 또한 아쉽게도 ‘배틀그라운드’를 직접 플레이해보지는 못했지만, 옆에서 지켜보기만 해도 실제로 게임 속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제는 게임을 단순히 눈과 손으로만 즐기는 것이 아닌 정말 온 몸으로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오는 걸까? 이번 행사를 통해서 더욱 발전한 첨단기술 그리고 이것이 훗날 게임 분야와 공존할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느끼고 올 수 있었다.

 



- 위는 LG유플러스의 VR과 5G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시각적(비주얼) 콘텐츠를 시연하는 부스, 아래는 가상현실 체험 게임인 'VR ZONE' 체험 공간.

이러한 사례들은 최근 게임 산업에서도 나타나는 첨단기술의 영향에 대해 필자에게 시사한 바가 크다.

 

 

- 게임이 중심이 되지 못한 게임 쇼?

사실 플레이엑스포라는 행사는 엄연히 게임 쇼이기에, 인기 게임뿐만 아니라 다양하게 숨은 인디게임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다만 필자가 다녀온 플레이엑스포만 놓고 본다면, 게임 그 자체보다는 지나치게 게임 외적인 기술요소에만 초점이 맞춰졌다는 아쉬움 또한 지울 수 없다. 물론 VR과 5G가 미래를 이끌어 갈 첨단기술임에는 틀림없으며 이들이 게임 분야와도 공존할 수 있다는 가능성 또한 충분히 보여주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게임 쇼의 주인공은 게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첨단기술이 지나치게 강조되어 게임들이 묻혀버렸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 특히 수많은 인디게임 개발사들의 작품들이 다소 묻힌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물론 인디게임사의 홍보가 상대적으로 적극적이지 못했기에 필자 역시도 직접 행사장을 돌아다니고 나서야 인디게임을 체험해볼 수 있었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다. 이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홍보에 힘을 쏟았다면 한 명이라도 더 부스를 찾지 않았을까. 하지만 작품의 독창성 면에서는 적어도 나무랄 곳이 없었다. 똑같은 퍼즐 게임이라도 게임의 진행 방식이나 스코어링 시스템을 조금 다르게 잡거나 옛날 RPG 만들기 툴 게임이 생각나는 고전적인 그래픽임에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방식의 롤플레잉 게임 등, 내가 개발자였다면 과연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창의적인 게임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이러한 게임들이 일부 대기업의 최신기술 부스의 인기에 묻힌 느낌을 받았다. 실제로 LG의 5G 부스와 신제품 부스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린 반면, 인디게임이 모인 부스는 상대적으로 인적이 드물었다. 대기업의 신기술을 홍보하는 만큼, 아니 그 절반이라도 행사 주최 측이 숨은 인디게임들을 알리는 데 힘을 쏟아 마이너 게임들이 더욱 주목받을 수 있는 행사를 만들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 위는 플레이엑스포 행사에 마련된 인디게임 전시 부스의 일부, 아래는 대표적인 거대게임사 '넥슨'의 부스.

넥슨은 자신들의 대표작인 '크레이지 아케이드', '카트라이더' 등을 활용해 방문객 체험형 콘텐츠를 특성화시키는 방향으로 당일 큰 인기를 끌었다. 반면 대부분의 인디게임 부스들은 대기업과는 다르게 별다른 적극적인 홍보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 아쉽다. 방문객 대부분이 능동적인 체험 이벤트에 호감을 가졌던 것을 생각한다면 인디게임사들도 이러한 면을 좀 더 신경썼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아직은 아쉬움이 많이 느껴지는 행사 

플레이엑스포는 2009년 경기기능성게임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개최된 이래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메이저 게임들의 주 무대가 되는 ‘지스타’와는 대조적으로, 플레이엑스포는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마이너한 게임들과 인디게임을 중심으로 행사를 진행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러한 취지를 긍정적으로 여긴다. 대중적으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작품성만큼은 여느 메이저 게임에 뒤지지 않을 많은 게임들을 대중들에게 소개하면서, 우리나라 게임 산업의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까지의 진행 현황으로 본다면 아직까지는 이러한 동기에 완전히 부합했다고 보기 어렵다. 마이너 장르로만 행사를 이끌기에는 흥행 상의 약점이 있어서일까, 오히려 대기업의 자본력에 행사가 좌우되기도 하는 양상을 보이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게임계에 이러한 취지의 행사가 흔하지는 않은 만큼 충분히 약점을 극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며, 나아가 플레이엑스포가 게임 및 서브컬처 산업의 다양성을 선도하는 행사로 발전한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 당일 전시된 인디게임 중 필자가 가장 인상 깊게 플레이했던 'JANDISOFT'사의 웹게임 '매드월드(MAD WORLD)'의 시연 부스(미리 관계자의 허가를 받고 촬영함).

아직까지 게임계에서는 흔하게 사용되지 않는 듯한 'HTML 5*'를 활용해 기존 웹게임의 기술적, 표현적 한계를 다수 극복해낸 모습을 보였다. 필자는, 웹 기반의 게임인데도 마치 『디아블로 2』를 보는 듯한 쿼터뷰(게임을 위에서 아래로 비스듬히 내려다보는 형태의 디스플레이 방식) 그래픽과 화려한 액션을 효과적으로 구현했다는 점에 있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렇게 대기업의 작품과 비교해도 퀄리티가 밀리지 않는 인디게임들이 대중에 좀 더 알려진다면 향후 우리 게임 산업 발전에도 더욱 긍정적이지 않을까?

* 'HTML 5' : "웹 문서를 제작하는 데 쓰이는 기본 프로그래밍 언어 HTML(hypertext markup language)의 최신규격으로, 웹페이지를 구성하는 데 있어 지배적인 역할을 하는 마크업 언어(markup language)이다. 별도 설치 없이 웹브라우저 상에서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와 앱 등을 바로 제공할 수 있다." ('HTML 5',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973169&cid=43667&categoryId=43667 )


 

김 견 강(v.tang320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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