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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부천국제만화축제

정준희2022.01.07
부천국제만화축제

제24회 부천국제만화축제

정준희

 

 

(그림 1) 제24회 부천국제만화축제 공식 포스터 (이미지 출처 : https://www.bicof.com/kr/sub.html?pid=8)

 

들어가며

 

부천국제만화축제는 1998년에 시작되어 20년이 넘는 기간 유지되어온 만화 축제이다. 만화 전시, 애니메이션 상연, 만화 콘텐츠 페어, 코스프레, 컨퍼런스 등 다양한 내용이 있으며, 부천만화대상 시상식 또한 이 행사에서 이뤄진다.

작년과 올해는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축제가 온라인으로 개최되었다. 특히 올해는 ‘뉴노멀, 새로운 연결’을 주제로 삼아, 코로나 상황 속에서 만화의 현황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었다.

 

행사 내용

 

 

(그림 2) 제24회 부천국제만화축제 행사일정 (이미지 출처 : https://www.bicof.com/kr/sub.html?pid=8) 

 

 

제24회 부천국제만화축제는 9월 4일 그 막을 열었다.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는 2021 부천만화대상 시상식이었다. 대상을 수상한 작품은 <나빌레라(HUN, 지민 作)>이었다. 2016년 7월부터 2021년 4월까지 연재된 나빌레라는, 나이 70에 발레를 시작한 심덕출과 의욕이 없는 발레리노 이채록의 이야기를 다룬다. 지난 3월 드라마로도 제작된 이 작품은, 수려한 그림과 섬세한 감정선이 주목받았다.

이후 축제에는 웹툰 쇼케이스와 랜선 팬미팅이 있었다. 먼저 웹툰 쇼케이스는 웹툰과 산업에 대해 관계자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 일별 주제는 다음과 같다.

 

2일차: <유미의 세포들>

3일차: <웹툰 IP의 무한진화 진단>

4일차: <2021년 강력 추천 웹툰, 웹툰산업협회 쇼케이스>

5일차: <재담 미디어 기대작 미리보기>

 

랜선 팬미팅은 온라인 상으로 작가와 팬이 소통할 수 있는 행사였다. 해당 작가에게 맞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누구나 접근할 수 있었다. 일별 내용은 다음과 같다.

 

2일 차: <나빌레라> HUN・지민 작가

3일 차: <성숙의 지표> 란탄, <자본주의 히어로> 최준혁 작가

4일 차: <민간인 통제구역> OSIK 작가

5일 차: <아르미안의 네 딸들> 신일숙 작가

6일 차: <상남자> 도가도 작가

7일 차: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 마영신, 이현중 작가

8일 차: <언덕 위의 제임스> 쿠당탕 작가

 

5일차에는 <만화 웹툰 산업 발전 세미나>가 개최되었다. 처음 나온 주제는 힘든 환경에 처해 있는 웹툰 창작자 보호 방안이었다. 이에 대하여 나온 의견에는 예술인 고용보험, 사회 안전망, 그리고 창작자와 기업 간의 상생 협업 모델이 있었다. 이어서 만화 산업과 새로운 웹툰 시상제도, 만화 복합 문화 공간에 관하여 이야기하며 세미나의 막을 내렸다.

6일차에는 ‘뉴노멀 시대, 웹툰 속 젠더를 논하다’를 주제로 하는 만화 포럼이 진행되었다. 발제 내용은 아래 네 가지였다.

 

‘로맨스 판타지의 반격-우리는 로맨스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

‘만화를 외모 지표화하는 언론의 암묵적 성 역할 고착화에 관하여’

‘BL의 진화, 그리고 미래’

‘웹툰 창작물의 성인지 감수성 반영을 위한 점검지표 제안’

 

7일차에는 ‘뉴미디어 시대-장애인, 웹툰이 희망이다’를 주제로 <장애인 웹툰 스토리 콘서트>가 열렸다. ‘청년장애인웹툰아카데미’의 사례를 보여주며 장애인이 웹툰 작가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국회의원과 관련 업계인들이 문화 예술 분야 장애인 교육 정책 방향에 관하여 이야기했다.

8일차에는 <웹툰 OST 콘서트>와 <지금, 만화 토크쇼>가 열렸다. <웹툰 OST 콘서트>는 웹툰 원작 드라마들의 OST를 라이브 공연으로 즐길 수 있는 유튜브 생중계 콘서트였다. <지금, 만화 토크쇼>는 ‘판타지+만화: 대중은 왜 판타지에 열광하는가?’를 주제로 이야기하였다. 판타지의 인기, SF의 약세 등 다양한 분야를 깊이 있게 다뤘다.

축제 폐막일이었던 9일차에는 세 가지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만화와 미래교육 세미나>는 웹툰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 활성화 방안을 다루었다. <지금 만화 토크쇼> 2회차는 ‘에로티시즘+만화: 에로티시즘 웹툰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다루었다. 마지막으로 <와나나의 방구석 코스프레 챌린지 니코쩔 시즌2>는 일반인들의 저비용 코스프레를 보여주었다. 이후 부천국제만화축제 운영 위원장이 내년에는 축제가 온 오프라인 병행 개최되기를 기원하며 축제의 막을 내렸다.

 

성공적이었던 온라인 개최

 

부천국제만화축제는 지난 2020년 코로나로 인해 일정이 조정된 바 있다. 이에 올해는 처음부터 온라인 행사로 기획 되었으며, 프로그램도 알맞게 구성되었다.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랜선 팬미팅>이다. 총 7일에 걸쳐 진행된 랜선 팬미팅은 온라인 축제라는 점을 이용하여 온라인 상에서 작가와 팬들이 소통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또 모든 프로그램이 유튜브 상에서 공개되어 접근성도 높았다.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온 오프라인 병행으로 행사를 개최할 것이라 암시한 만큼, 이러한 형식이 내년 이후에도 지속되리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웹툰은 코로나 상황에서도 크게 성장한 사업이다. 온라인 매체라는 특성이 작용한 덕분이다. 이번 행사 또한 그러한 웹툰의 성장을 보여주기에 알맞은 온라인 행사였다고 생각한다.

 

 

건설적이었던 젠더 담론

 

젠더 이슈는 현재 한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슈이다. 특히 웹툰계는 작년부터 시작된 네이버 웹툰 검열 문제가 있으므로, 젠더 이슈에 대해서는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6일차에는 젠더 관련 포럼이 진행되었다. 나는 많은 젠더 담론이 그렇듯 한쪽 성향에 치우친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포럼은 여성 서사를 중심으로 여러 관점을 보여주었다. 먼저 나쁜 남자 길들이기, 악녀 등으로 로맨스 판타지를 소개하며, 여성들이 작품을 읽을 때 좀 더 비판적으로 읽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만찢, 순정만화 등의 표현이 성 역할을 고착화 하므로, 이런 표현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후로도 BL이 19금에 한정되지 말고 밀도 있는 서사와 다양한 주제를 갖추어야 한다거나 작가들이 성인지 감수성을 자가 진단해야 한다(검열의 의미가 아닌, 스스로 성역할 고정관념이 개입되어 있는지 관심을 갖자는 의미에서)는 등, 남녀 갈등으로 번질 여지가 적은 건설적인 담론이 오갔다.

최근 젠더 이슈가 공격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젠더 이슈를 끝내기 위해서도, 그리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젠더 담론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행사에서 보여준 자세는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젠더 담론을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나가며

 

이번 행사는 부천국제만화축제가 나아갈 길을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온라인을 통해 개최된 행사는 성공적이었으며, 웹툰 주 소비 층인 청소년 층에게 있어서도 접근성을 높였다고 보여진다. 추후 온라인과 오프라인 행사가 병행으로 이루어진다면, 각각의 장점을 살려 더욱 다채로운 행사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내년도 부천국제만화축제를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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