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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

정준희2022.01.07

 

 

대중문화를 잃은 도쿄 올림픽 개막식

 

 

들어가며

1. 개막식 일정 문제

2. 개막식 속 다양성

3. 런던 올림픽과의 비교 우리는 왜 대중문화를 원했나 -

나가며

 

 

들어가며

 

2021723, 2020 도쿄올림픽의 개막식이 열렸다. 이번 올림픽은 코로나바이러스의 대유행으로 인해 최초로 연기된 올림픽이 되었다. 따라서 기존의 올림픽보다도 세간의 정치·경제적 관심이 집중되었다.

개막식은 호불호가 갈렸다. 코로나 상황 극복 의지를 보여준 오프닝이나 재치있는 픽토그램 공연은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분위기가 너무 가라앉았다는 평도 있으며, 유명 대중문화 요소가 부재하였다는 것에 실망하는 경우도 있었다. 2016 리우 올림픽 폐막식에서는 헬로키티’, ‘팩맨’, ‘마리오등 일본을 대표하는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기대감을 고조시켰었다. 어째서 우리는 이번 개막식에서 이들을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일까? , 어째서 우리는 대중문화의 등장을 원했던 것일까?

이번 글에서는 개막식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살펴보고, 개막식이 지향했던 다양성에 대해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런던 올림픽 개막식과 비교하며 개막식에서 대중문화의 활용이 어떤 효과를 낳는지 생각해보고자 한다.

 

1. 개막식 일정 문제

 

도쿄 올림픽은 개막 이전부터 여러 이슈가 이야기되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감독 교체이다. 원래 도쿄올림픽의 개·폐막식 감독은 미키코였는데, 올림픽 두 달 앞둔 5월 사사키로 갑자기 교체되었다. 그 탓에 500명가량의 스태프도 붕 떠버렸다. 게다가 이 시점에서 총예산 130억엔 중 남은 예산은 단 10억 엔이었기에 기획을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 또 개막식에는 온갖 압력이 쇄도했다. 고이케 도쿄지사는 연출에 목공과 소방수를 반드시 넣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개회식에는 오륜기를 만들기 위해 나무를 자르는 퍼포먼스가 나왔다. 더구나 개회식 직전 음악감독이 학창시절 학교 폭력 사건으로, 연출자는 홀로코스트를 개그 소재로 삼은 이유로 물러났다. 이렇듯 다양한 사건이 겹쳐 개막식 준비 일정을 촉박하게 만든 것이다.

 

2. 개막식 속 다양성

 

개막식이 표현하고자 했던 것중 하나가 바로 다양성, 다시 말해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이다. 이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부분이 바로 오사카 나오미가 성화봉송 마지막 주자로 선택된 점이다. 오사카는 아이티 출신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다. 2020년 미국에서 큰 화두가 되었던 BLM(Black Lives Matter) 운동에 대하여 지지 의사를 보내는 등,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PC는 현재 전 세계 문화와 정치의 이목을 끌고 있는 운동으로, 인종, 성별 등에 대한 차별을 막고, 이를 통해 사회적 정의를 이룩하고자 한다. 이는 지구촌의 화합을 목표로 하는 올림픽 정신에도 부합하는 적절한 주제라고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개막식 이후, 일본 내외에서 이 다양성에 대하여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른바 보여주기식 PC라는 것이다.

미국에서 흑인 운동이 화제를 모으는 것은, 흑인들이 말하는 문제가 미국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흑인들은 실제로 차별받고, 목숨의 위협을 받고 있다. 그것이 2020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통해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되었다. 그 연장선에 있는 것이 MLB 운동인 것이다.

이처럼 PC란 실제로 그 사회에 만연한 차별에 반대하는 운동이다. 그렇다면 일본이 보여주어야 했던 것은 흑인 문제가 아닌, 재일조선인과 오키나와 등에 대한 차별 문제이다. 타국의 차별 문제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 자국에 실재하는 차별을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PC 운동의 의의를 따르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이 개막식에서 보여준 것은 서구 세계에서 통용되고 있는 다양성이다. 달리 말해, 일본의 사회문제는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를 바로 보여주는 것이 오사카 나오미와타나베 나오미의 차이이다. Black Lives Matter 운동과 관계되는 오사카 나오미는 성화 점화자로 선정될 정도로 대우받았다. 하지만 대만계 혼혈이며 뚱뚱한 인기 코미디언, ‘와타나베 나오미는 본래 개막식에 나오기로 했으나 취소되고, 총괄 책임자 사사키 히로시가 뒤에서 그녀를 모욕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개막식의 다양성은 보여주기식이었다고 비판받는 것이다.

 

3. 런던 올림픽과의 비교 우리는 왜 대중문화를 원했나.

 

많은 사람이 이번 개막식과 비교하는 2012 런던 올림픽을 살펴보자. 큰 종에는 셰익스피어의 문구가 적혀있고, ‘해리 포터로 유명한 작가 조앤 K.롤링이 피터팬을 낭독한다. ‘007 시리즈의 주연, ‘제임스 본드역의 다니엘 크레이그와 유명 코미디언인 미스터 빈이 등장하는가 하면, 공연에서는 볼드모트를 비롯한 영국 서적 속 다양한 캐릭터들이 경기장을 가득 채운다. 특히 주목받은 부분은 음악이다. 롤링 스톤스, 비틀즈, 퀸 등을 비롯한 전설적인 팝 아티스트들의 명곡이 개막식장을 뜨겁게 만들었으며, 마지막에 등장한 폴 매카트니의 ‘Hey Jude’는 관객과 선수단을 모두 하나로 만들었다.

영국이 이 개막식을 통해 말하려고 한 것은 무엇일까? 나는 자부심이라고 생각한다. 영국은 문화만으로도 훌륭하게 영국을 표현해냈고, 나아가 긴 설명 없이도 세계인에게 영국 문화의 위상을 보여주었다. 도쿄올림픽 개막식에게 기대한 점이 바로 이것이다. AKIRA, 드래곤볼, 마리오 등, 일본의 대중문화는 다양한 방면에서 세계적인 인기를 자랑한다. 이를 적절히 이용한다면 일본을 더 매력적으로 소개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 것이다.

도쿄 올림픽 개막식도 분명 일본의 문화를 담아내고 있다. 에도 시대 소방관의 모습이나 도쿄의 랜드마크를 보여주는 모습이 그러하다. 하지만 문제는 이것들이 부드럽게 섞이지 못했다는 데에 있다. 길었던 공연과 음악들은 온전히 전통문화를 보여준 것도, 온전히 일본적인 것을 보여준 것도 아니었다. 사람들이 대중문화를 찾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일본만이 보여줄 수 있는 소재로 통일성 있는 무대를 보고자 했으리라. 결국, 일정에 문제가 없어 공연이 더욱 완성도를 갖추었다면, 굳이 대중문화에 대해 아쉬움도 없었으리라고 생각한다.

 

결론

 

도쿄 올림픽이 폐회한 이후 패럴림픽이 개최되었다. 사람들은 패럴림픽 개막식에 주목하였다. 올림픽 개막식보다 훨씬 적은 예산을 배정받았을 터인데도 불구하고 가라쿠리를 주제로 삼은 공연이 완성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올림픽 개막식의 가장 큰 문제가 일정과 계획에 있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당초 일본이 이번 올림픽을 통해 얻고자 한 것은 1964 도쿄올림픽의 영광 재현이다. 일본은 올림픽 성공적 개최를 통하여, 경제 불황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일본이 극복했음을 세계에 보여주고자 했을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나타났다. 일본은 투자된 매몰 비용과 IOC와의 개최도시계약 때문에 차마 올림픽을 취소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일본으로서, 이번 개막식은 우려의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해 중요한 행사였을 것이다.

진정으로 성공을 원한다면, 일본은 개막식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만 했다. 처음부터 인원 선정에 신중을 기하고, 일정에 맞추어 계획을 진행시켜야만 했다. 이번에 일본이 보여준 모습은 이와 극명히 반대되는 모습이었다. 내부 갈등, 실언, 예산과 일정 문제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였다. 일본이 감추고 싶은 것은 비판받은 개막식 공연이 아니라 그 뒤에 있었던 일들이 아닐까.

 

<참고 문헌 및 사진 출처>

 

김회권, “폐막식은 다를까... 도쿄올림픽 개막식은 왜 망가졌나?”, <주간조선>, 2021-08-06 (https://week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C07&nNewsNumb=002669100034, 검색일자 2021910)

 

바예 맥닐, “大坂なおみ批判噴出えた日本多様化, <東洋経済>, 2021-07-30 (https://toyokeizai.net/articles/-/444241, 검색일자 202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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