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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스터 시리즈의 새로운 도전! -<포켓몬스터 스칼렛·바이올렛> 이야기-

1. 들어가며 - 열려라, 팔데아 지방!

 

 

20221118. 오랜 포켓몬의 전통대로 11월 세 번째 금요일에 9세대 「포켓몬스터 스칼렛·바이올렛」이 출시되었다. 이번 신작은 가지고 있는 의미가 크다. 포켓몬스터의 개발사 게임 프리크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첫 오픈 월드 포켓몬이기 때문이다. 직전에 출시한 「포켓몬스터 레전드 아르세우스」도 분류는 오픈 월드이지만, 맵 이동시 로딩이 필요한 세미 오픈월드라는 것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첫 오픈 월드라고 칭하는 것이다.


  사진 1. 실제 인게임 화면 캡쳐. 눈에 보이는 어떤 곳으로 이동하든 직접 조작하면 로딩이 필요하지 않다.


 

유저들도, 개발사도 도전하는 입장이었고 그에 따라 많은 의견이 나뉘었다. 본 글에서는 출시 전 이야기, 직접 플레이 해본 짧은 후기, 기대하는 점과 방향성 등을 이야기하여 새로운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이슈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2. 출시 전 및 직후 - 너무나도 확연히 갈라지는 여론

 

 

포켓몬 프레젠트는 포켓몬 시리즈의 관련 소식을 전하는 인터넷 방송이다이 방송에서는 스칼렛·바이올렛의 트레일러를 포함한 여러 정보들이 공개된다새로운 배틀 시스템 ‘테라스탈’, 등장하는 일부 포켓몬전반적인 그래픽 등이 이에 해당된다이에 게임은 출시 전부터 말이 많았다어째 전작보다 나아진 게 없는 그래픽부터 시작해서과연 기술력이 부족한 게임 프리크에서 오픈월드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을지 같은 큰 걱정과 연출 및 분위기에 대한 혹평이전작 포켓몬스터 레전드 아르세우스에서 보여준 모습에 기반한 다양한 기대감까지사람들의 의견은 그야말로 극과 극이었다.

 

 사진 2. 테라스탈 컨셉아트. 포켓몬이 테라스탈하면, 기존의 자신의 타입이 아닌 테라스탈한 타입으로 바뀐다.

 

 2-1. 너무도 심한 기술적인 문제들


  하지만, 게임이 출시되고 게임의 여론은 극악을 달리기 시작했다. 해도해도 너무한 버그들이 그 이유였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출시 전부터 지적 받던 그래픽 문제도 문제였지만, 기술적인 문제들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오픈월드에 상호작용이 가능한 다양한 오브젝트가 많은 게임 특성 상 조금의 렉은 이해할 수 있겠으나 이 게임은 초창기에 그 이해의 범주를 아득히 뛰어넘어버렸다. 프레임이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지고 조금만 플레이어에게서 멀어지면 8~16비트 수준으로 떨어지는 오브젝트의 그래픽이 눈에 거슬리며 조금만 부하가 걸리면 게임이 튕겨버리기까지 하는 등, 너무나도 많은 불만들이 전세계 곳곳에서 튀어나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버그는 게임 진행 불가버그로 렉이나 오류 등으로 인해 캐릭터가 강제 이동되는 현상이 있는데, 이로 인해 어딘가에 끼거나 잘못된 장소로 이동되는 순간 그 세이브 데이터는 말그대로 망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게임이 저장되지 않은 시점으로 소프트웨어를 껐다 키면 해결될지 몰라도 혹여나 자동 저장이 이때 활성화되면 게임을 아예 초기화 해야하는 최악의 사태까지 벌어지는 것이다.

 

   

 

 사진 3,4. 필자가 직접 겪은 버그들이다. 3번은 대전 시 플레이어의 위치가 이상하게 이동되는 이동 버그, 4번은 바다에 있어선 안될 육지 포켓몬이 바다 밑바닥에 스폰 된 모습이다.


2-2. 달라진 포켓몬스터

 

당연히 호평 또한 존재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장점은 편의성이다. 이전과는 비교도 안되게 포켓몬의 육성이 편해졌다. 포켓몬스터에게는 다양한 컨텐츠가 있지만 라이트 유저헤비 유저를 가르는 요소는 단연컨데 온라인 랭크 배틀일 것이다. 어떤 게임이든, 게임 자체를 간단하게 즐기는 라이트 유저가 있는가 하면, 자신의 실력을 키우고 세세한 요소들까지 분석하여 전 세계에 있는 사람들과 경쟁하여 티어를 높이는 랭크 게임을 진행하는 헤비 유저가 있기 마련이다. 포켓몬도 마찬가지로 온라인 통신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과 배틀을 즐길 수 있고, 당연하게도 랭크 제도도 존재한다.  

 

 

포켓몬스터에는 실수치라는 개념이 존재하고, 이 실수치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가 있다. 이 실수치가 바로 랭크 배틀을 위한 실전용 포켓몬 (이하 실전몬)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아래 사진의 그래프에서 보이는 수가 그 포켓몬이 가진 실수치이다.

 

 

 사진 5. 포켓몬의 실수치를 나타낸 그래프이다.


이 실수치를 결정하는 요소는 4가지가 있는데, 바로 종족값개체값’, ‘성격마지막으로 노력치이다. ‘종족값은 그 포켓몬의 종족이 가진 능력이다. 모든 피카츄는 동일한 종족값을 가진다. 피카츄라고 하는 종족의 포켓몬이 가지는 능력치인 것이다. 현실에서 생각해보면, 말은 말 만의 종족값이 있을거고, 소는 소 만의 종족값이 있을 것이다. ‘개체값은 각 개체가 가지는 재능과 비슷한 능력치이다. 공격의 재능이 뛰어난 피카츄가 있을 것이고, 방어의 재능이 뛰어난 피카츄가 있을 것이다. 인간도 개개인의 재능이 조금씩 다르듯이, 포켓몬 또한 그러하다. 개체값은 부모 포켓몬으로부터 자식 포켓몬으로 유전시킬 수 있다. 세번째로는 성격이다. 포켓몬에는 25가지의 성격이 있는데, 성격은 포켓몬의 실수치에 영향을 미친다. 6개의 능력치 중 1개를 1.1배 보정해주고, 다른 1개를 0.9배로 감소하게 한다. 물론 모두 1배인 성격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명량이라는 성격은, 스피드를 1.1배로 만들어주고, 특수공격을 0.9배로 만든다. 마지막으로 노력치이다. 노력치는 포켓몬이 말 그대로 노력을 하면 얻을 수 있는 능력치인데, 특정 포켓몬을 쓰러뜨리면 특정 능력치에 해당하는 노력치를 얻을 수 있다. 510점까지 쌓을 수 있으며, 4점 오를때마다 실수치가 1 증가한다.

 

처음에는 이 실전에서 쓸 완벽한 포켓몬을 만들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과 반복 작업이 필요했다. 좋은 개체를 위해서 수 없이 부모 포켓몬을 교배시키고, 수많은 포켓몬을 쓰러뜨리며 노력치를 주어 포켓몬을 단련시켰다. 이 짓을 한 마리의 포켓몬을 만들 때마다 일일히 해야만 했다. 포켓몬을 6마리까지 데리고 다닐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이지 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세대가 지나면서 조금씩 실전몬을 만드는 것이 쉬워졌다. 포켓몬을 단련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도구들을 게임 내 재화로 살 수 있게 되었고, DLC나 내부 컨텐츠로 실전몬을 만드는데 용이한 포켓몬이나 도구를 쉽게 구할 수도 있게 되었다. 그리고 9세대 스칼렛 바이올렛으로 넘어와서, 실전몬을 만드는데 거의 대부분을 게임 내 재화로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게임을 거듭할수록 가져왔던 편의성을 모조리 가져옴과 동시에 기술의 변경, 장소 이동, 게임 시작부터 제공하는 포켓몬을 타는 등의 이동수단의 발전으로 전반적으로 포켓몬스터라는 작품을 지루하게 만든 요소를 상당히 제거 및 간략화 하면서 게임이 훨씬 깔끔해졌다.

 

또한 일자형 스토리 구조의 전작과는 다르게 오픈월드인만큼 자유도가 보장되어 있다는 장점과 아카데미 학생이라는 배경을 가진 플레이어 캐릭터를 조작하는 것 답게 포켓몬 시리즈에 있는 다양한 요소에 대한 많은 정보가 학교 수업 및 도서관 등의 형식으로 쉽사리 제공된다. 지금껏 포켓몬스터의 스토리는 파트너 포켓몬과 여행을 시작하면서 체육관 관장에 해당하는 에픽 플레이어와 배틀하여 배지를 손에 넣고 해당 지방의 챔피언이 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부가적으로 전설의 포켓몬과 조우하는 것이 스토리였다. 하지만 이번 작은 스토리에 큰 이변을 주었다. 크게 3가지 루트가 있다. 기존 포켓몬스터 시리즈와 유사한 챔피언 로드’, 우두머리 포켓몬과 배틀하고 비전 스파이스를 손에 넣어 동료와 함께 성장해가는 레전드 루트’, 게임의 배경이 되는 아카데미의 문제아들이 모여 만들어진 스타단을 토벌하는 스타더스트스트리트가 그것이다. 이 중, 아카데미 친구이자 본작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NPC ‘페퍼가 등장하여 함께 성장해 나가는 레전드 루트의 스토리와 세 루트를 모두 클리어 후에 이어지는 진엔딩 스토리는 역대 어떤 시리즈와 비교해도 꿀리지 않는, 오히려 가장 훌륭한 스토리로 평가된다. 매우 감동적이고, 난이도도 너무 쉽지 않아 쫄깃한 재미까지 느낄 수 있던 스토리의 여운은 아직까지 필자의 마음에 남아있다. 그 외에 그래픽 퀄리티가 아닌 스토리를 이어가면서 나오는 컷 씬 등의 연출은 호평을 받았다.

 

2-3. 타 작품과의 비교


  크게 4가지 작품을 주제와 함께 비교해 볼 것이다.

 

첫 번째 비교 주제는 감성이다. 필자의 최애 포켓몬 시리즈, 4세대 <포켓몬스터 DPPT> (다이아몬드 펄, PT 기라티나)와 비교해 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하트골드, 소울실버‘DPPT’가 포함된 4세대에 많은 애정을 품고 있다. 포켓몬은 3세대부터 한글을 지원했지만, 한국에 닌텐도 코리아가 설립되고 정식으로 한국에 출시된 세대가 4세대이기 때문이다.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추억을 담고 있는 것이다. 필자도 그러하다. 처음으로 접한 작품이 포켓몬스터 DP – 디아루가이기 때문에, 엄청난 애정을 담고 있다. 2023128, 29일에 국립극장에서 열린 포켓몬스터 더 오케스트라 신화의 땅으로는 이 4세대의 게임 BGM을 오케스트라로 편곡하여 연주한 행사인데, 이 곳에 참여했다가 추억에 젖어 눈물을 한 바구니 쏟고 왔다. 그만큼 필자에게 4세대는 의미도 깊고, 정도 많은 작품이다. 그런 4세대와 비교하면,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23년 기준, DPPT 출시 15주년) 확실히 포켓몬이 가지고 있던 올드한 감성은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9세대는 진입장벽을 확 낮춤으로서 새로이 포켓몬을 접하는 사람들에게 산뜻한 기분을 느끼게 해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또 앞서 설명한, 그리고 또 언급될 감동적이고 훌륭한 스토리가 플레이어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감성적인 영역에서는 충분히 합격점이라 볼 수 있겠다.

 

두 번째 주제와 작품은 스토리’. 그리고 5세대 <포켓몬스터 블랙&화이트>이다. 블랙&화이트의 대주제는 이상현실인데, 매우 심오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추상적이고 조금은 어려울 수 있는 주제라 출시 당시에는 애들 게임에서 오버한다.’라는 평가를 듣기도 했지만, 이후에 점점 재평가를 거쳐 지금은 전 포켓몬 시리즈 중 가장 훌륭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세대로 평가되곤 한다. <스칼렛 바이올렛><블랙&화이트>의 스토리는 결이 조금 다르지만, 둘 다 감동적이고 마음이 따스해지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포켓몬과 인간이 더불어 살아가며 힘을 합치면 어떤 역경이든 벗어날 수 있다. 포켓몬은 우리의 친구.’라는 궁극적인 이야기는 같다고 할 수 있겠다. ‘레전드 루트의 유저 평가를 들어보면, 눈물을 흘렸다고 할 정도로 포켓몬과 트레이너의 우정, 가족과의 사랑, 친구와의 우정을 아름답게 잘 표현해 두었다. 스토리는 이번 작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매우 만족스러웠다.

 

세 번째는 오픈월드이다. 같은 년도 초에 출시한 포켓몬스터 레전드 아르세우스와 다른 IP의 게임 젤다의 전설:야생의 숨결과 비교해 볼 것이다. 우선 <포켓몬스터 레전드 아르세우스는 포켓몬의 첫 오픈월드 게임이다. 정확히는 세미 오픈월드여서 일자형 스토리를 따라 이동할 수 있는 지역이 매우 한정되어 있던 기존의 포켓몬과는 다르게, 조금 더 높은 자유도를 가지고 자유롭게 주어진 지역을 탐험할 수 있는 게임이었다. 최근 포켓몬 시리즈 중 가장 높은 평점을 가질 정도로 유저 평가 및 전문가 평가가 좋은 걸작인데, 당연히 이와 비교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우선 <레전드 아르세우스>는 스칼렛 바이올렛이 받고 있던 기술적인 지적 및 그래픽에 대한 혹평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아무리 세미 오픈월드라고는 하나 이렇게 평가가 갈리는 것은 참 안타깝다고 생각한다. 또 조작에 사용되는 키가 매우 다양했던 레전드 아르세우스와는 달리 스칼렛 바이올렛은 조작이 매우 단순했다. 레전드 아르세우스는 직접 플레이어가 볼과 도구를 던지면서 포켓몬과 대립하고, 기술을 맨몸으로 받아내며 회피를 통해 피하기도 한다. 하지만 스칼렛 바이올렛에는 그런 기능이 일절 없다. 이동만 자유로울 뿐, 일반적인 포켓몬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는 매우 아쉽다. 이번에는 젤다의 전설 : 야생의 숨결 이다. 필자가 젤다의 전설을 많이 플레이해보지않아서, 매우 얕은 견해로 비교해 봄에도, 젤다의 전설은 아주 훌륭하게 오픈월드를 구현했다. 기술적인 지적도 거의 없을뿐더러 그래픽도 매우 호평받았다. 하지만 스칼렛 바이올렛은 이와 매우 대조된다.

 

결론적으로, 감성과 스토리는 훌륭하지만 기술적인 문제가 이 모든 걸 잡아먹은 안타까운 사례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3. 간략한 후기

 

필자는 예약구매를 통해 출시일부터 패키지를 받아 플레이 해보았다. 필자가 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은 단점도 단점이지만 장점이 부각되어 보였다. 프레임 드랍이나 버벅거림은 여느 게임에나 존재하고, 게임이 튕길 정도의 큰 크래시는 중반부에 단 한번 경험해 봤기 때문에 단순히 운이 좋은건지는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쾌적하게 게임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이번 게임은 기존의 단점을 모두 잊게 해줄 탄탄하고 아름다운 스토리가 있었고, 그 스토리를 뒷받침해주는 연출은 이번 시리즈가 최애작품의 반열에 오르게 했다.

 


사진5,6. 인게임 플레이 화 


 4. 마무리 및 방향성

 

이번 신작은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 도전하는 단계였다그래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결국 게임 프리크는 늘 실망시키던 부분에서 우리에게 실망을 안겼고 늘 감동을 주었던 부분에서 큰 감동을 주었다이것이 발전해 나가야만 하는 게임 프리크의 과제라고 생각한다기술적인 측면을 발전시켜서 전반적인 그래픽과 게임 최적화를 이루어내고기술 외적인 부분은 더욱 갈고 닦아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것이다이번 작 포켓몬스터 스칼렛·바이올렛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크게 호평해주는일장일단이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필자는 매우 만족했고이제 첫 발을 내딛은 포켓몬스터 스칼렛·바이올렛이 더욱 발전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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