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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기 이슈 소개) ‘더 이상 못 참는다…’ 젊은이는 왜 분노할까 - 2021년 <웃세와(うっせぇわ)> 열풍을 돌아보며 -

김견강2022.01.19

더 이상 못 참는다젊은이는 왜 분노할까

- 2021<웃세와(うっせぇわ)> 열풍을 돌아보며 -

 

글 : 김 견 강 (2021 KOI 4기 기획부장)

 


(그림 1) Ado의 <웃세와
(うっせぇわ)> 유튜브 캡처. 2022년 1월 19일 기준으로, 원본 PV 영상 조회수가 2억을 돌파한 상태이다.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Qp3b-RXtz4w)

 

들어가며 : <웃세와>는 무엇에, 누구에게 메시지를 던지는가

 

우타이테()는 주로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 자신의 음악을 투고하는 이들을 가리킨다. 이들은 다수의 취향을 반영해 대중적 인기를 끌어 모으려는 대중음악과는 달리, 자신만의 색깔과 개성을 내세워 소수의 확고한 마니아를 형성하는 편이다. 그런데 2020년 말 한 우타이테가 세상에 공개한 곡이, SNS에서 연일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유튜브에서도 조회수 2억 이상(2022119일 기준)을 기록하는 등 일본 사회에 대중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킨다.

이 센세이션의 주인공은 일본 우타이테 Ado<웃세와(うっせぇわ)>. 제목은, 시끄럽다는 뜻의 일본어 단어 우루사이(うるさい)’를 좀 더 반항적이고 비아냥거리듯 발음한 말이다.

2021 KOI 4기에서는 <웃세와>의 흥행을 바라보며, “어떻게 이 곡이 일본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을까?”라는 문제의식을 공유해본다. <웃세와>는 그 제목과 가사에서 엿볼 수 있듯, 누군가 혹은 무언가에 끊임없이 반기를 들고 저항하는 내용의 곡이다.

 

はぁうっせぇうっせぇうっせぇわ

(뭐어? 시끄러워 시끄러워 시끄럽구만)

あなたがおもうより健康です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건강하거든요)

一切合切凡庸

(모든 게 평범함 그 자체인)

あなたじゃからないかもね

(당신이 뭘 알려는지)

<웃세와>의 가사에서 꼬집는 평범함이란 무엇일까, 이 평범함에 갇혀있는 '당신'은 누구일까? 그리고 이들에게 <웃세와>가 던지는 구체적인 비판의식은 무엇일까? 이 같은 질문들의 답을 찾아가는 것이 이번 KOI 4기 이슈의 기획의도이자 목적이라 할 수 있다.

 

Point 1 : ‘젊은이입장에서 기성 사회에 분노하다

 

<웃세와>를 논하며 현대 일본 사회의 여러 문제를 빼놓고 논지를 전개하기는 어렵다. 특히 이 곡은 주로 아랫사람과 윗사람 즉 현 젊은이들과 기성세대 사이 갈등을 신랄하게 그려냄을 알 수 있다.

일본은 과거부터 장유유서​1) 등으로 대표되는 수직 서열 구조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청년에게 강요되는 지나친 접대 문화와 사회 불문율은, 젊은 세대의 불만을 키운다. 그럼에도 아랫사람의 저항을 허락하지 않는 집단화된 사회 구조는, 젊은이들이 자신의 불만을 기성세대에 함부로 내뱉지 못하도록 압박한다. <웃세와>경직된 사회 시스템과 기성세대의 횡포에 정면으로 분노하며, 젊은 세대가 윗사람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대신 표출한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 하다. (* 관련 글로, <웃세와>를 통해 바라보는 일본의 세대 갈등)

사회 시스템이 학대하는 젊은이는 단순히 직장생활 하는 사회인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사회가 규정하는 반항아혹은 2에 갇힌 일부 청소년들도 이들과 같은 범주로 판단할 수 있다. 대부분의 청소년은 으레 사춘기를 겪으며 급격한 신체 및 감정 변화를 겪는다. 다만 집단주의 사회와 학교는 심한 감정 기복과 자아 형성 과정을 너그럽게 지켜보지 않는다. 이들에게 사춘기 청소년이란 그저 집단의 틀에 어울리지 못하는 한낱 이단아에 불과하다. 이렇게 사회로부터 이단아로 낙인찍힌 청소년은 우울감과 무력함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집단에 순응한 타인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회에 불만을 표출하는 일명 2을 보이게 된다.

사실 중2병은 이전부터 일본 서브컬처에서 코믹 요소로 종종 활용되던 소재이다. <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사이키 쿠스오의 재난> 등에서는 내 안에 흑염룡이 말썽을 부린다’, ‘내 안의 어둠에 무릎 꿇어라와 같이, 2병을 표출하는 청소년을 매우 익살스럽게 표현한다. 그러나 중2병이 단순히 웃긴 소재로만 소비되기에는 그 안에 담긴 청소년 문제와 세대 갈등의 심각성이 크다. 이에 이번 이슈에서는 <웃세와>에서 나타나는 2이 어떤지 그리고 획일화된 일본 집단사회에서 낙오된 청소년들이 중2병을 비롯해 어떤 문제를 겪는지도 짚어본다. (* 관련 글로, 대놓고 중2? 오히려 좋아 - <웃세와(うっせぇわ)>에 관하여, ADO <웃세와(うっせぇわ)>로 말하는 청소년 블루)

 

Point 2 : <웃세와>의 독창적인 PV, 다양한 2차 창작물

 

 

(그림 2, 3) 유튜브에 '
うっせぇわ'를 검색하면 나오는 결과 중 일부 캡처. 원곡 가수 Ado가 올린 원본 PV 이외에도 <웃세와>를 활용한 다양한 2차 창작물을 엿볼 수 있다. 특히 <호빵맨>의 호빵맨, <크레용 신짱> 시리즈의 노하라 신노스케(짱구), <귀멸의 칼날>의 코초 시노부 등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적극 활용한 영상이 눈에 띈다.

(이상 출처 : https://www.youtube.com/results?search_query=%E3%81%86%E3%81%A3%E3%81%9B%E3%81%87%E3%82%8F )


<웃세와>는 곡 특유의 반항심이 드러내는 기성 사회 비판 외에도, 독특한 PV​2) 구성과 다양한 2차 창작물 또한 돋보인다.

<웃세와>PV는 반항적인 곡 분위기와 어울리는 어두운 색채 그리고 (토메에, 정지시킨 그림)’타이포그래피(Typography)’를 적절히 활용해 작품의 메시지를 더욱 직관적으로 부각시킨다. (* 관련 글로, <웃세와(うっせぇわ)> PV에서의 타이포그래피(typography)’)

그 밖에 유튜브에 <웃세와>를 검색하면 원본 PV 이외에도 여러 애니메이션의 인기 캐릭터, <진격의 거인>의 리바이와 <크레용 신짱> 시리즈의 노하라 신노스케(짱구), <귀멸의 칼날>의 코초 시노부 등을 활용한 다양한 패러디(Parody) 또한 엿볼 수 있다. 이는 <웃세와>의 흥행이 일본의 2차 창작 문화 또한 더욱 풍부하게 만듦을 의미한다. (* 관련 글로, <웃세와(うっせぇわ)>와 일본의 2차 창작 문화)

 

나가며 : <웃세와> 열풍이 보여주는 것

 

2021년 한 해 대표적인 일본 문화 현상을 꼽으라면 단연 <웃세와> 열풍일 것이다. <웃세와>는 특유의 PV 양식과 관련 2차 창작 등 기존 일본 서브컬처의 특징을 충실히 담고 있으면서도, 과거로부터 답습된 일본 사회의 집단 문화와 기성세대 횡포 등을 서슴없이 비판하는 등 젊은이세대의 분노를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세대적 성격 또한 보인다.

이번 KOI 4기에서는 이러한 점에 주목해 <웃세와> 흥행을, 내재적 관점과 사회 문화적 관점 등 다각도에서 분석 및 고찰해보고자 한다. 독자들 또한 <웃세와>를 좀 더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보며 이슈를 함께 읽어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1) 유교의 도덕사상 오륜의 하나로, 어른과 어린아이 사이에는 차례와 질서가 있음을 의미.

2) Promotion Video. 새 콘텐츠 따위를 유저들에게 홍보하는 영상으로, 일본에서는 뮤직비디오를 PV라 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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