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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세와(うっせぇわ)>를 통해 바라보는 일본의 세대 갈등




들어가며

 

 <웃세와(うっせぇわ)>(이하 웃세와)는 우타이테로 활동하던 일본의 가수인 Ado가 2020년 10월 23일에 디지털 싱글로 발매한 곡으로, 시끄럽다는 뜻의 우루사이うるさい를 속되게 부르는 말이다. 우리말로 의역하면 ‘닥쳐’ 정도의 강한 뉘앙스가 된다. 

 

 노래의 전체적인 가사는 자신을 억압하는 사회에 대해 매우 반항적인 모습을 보인다. 민망할 정도의 가사 내용은 어쩌면 어린아이의 투정 같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일본의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노래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웃세와가 일본의 젊은 세대 사이에서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일까.

 

 

 

 

 

 

웃세와うっせぇわ의 가사를 통해 바라보는 일본 사회 

 

 

 

웃세와うっせぇわ 가사

(출처 : 【Ado】うっせぇわ ((327) 【Ado】うっせぇわ - YouTube))

 

 

 

 1. 젊은 세대를 억압하는 일본 사회의 시스템


 먼저 웃세와うっせぇわ의 가사를 한 번 살펴보자. 

 

正しさとは 愚かさとは それが何か見せつけてやる

(올바름이란 우매함이란 그게 뭔지 보여주도록 하지) 

가사는 사회에서 당연하게 여기는 올바름을 우매함이라 표현하며 사회에 대한 강한 비판으로 시작한다. 

 

それもそっか 最新の流行は当然の把握 経済の動向も通勤時チェック 純情な精神で入社しワーク 社会人じゃ当然のルールです

(무의미한 최신 유행은 당연히 파악. 경제 동향도 출근할 때 체크. 순진한 정신으로 입사해 워크. 사회인이라면 당연한 룰입니다.)

이 가사는 현재 취업 준비를 하고 있거나, 회사에 입사한 일본 젊은 세대들의 현실을 보여준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현실 사회의 모습에 가수는 “うっせぇうっせぇうっせぇわ(시끄러. 시끄러. 시끄러워)”라며 반박을 한다. 여기서 “시끄러”는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젊은 세대들이 진정으로 자신들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은 하지 못한 채, 사회에서 정해 놓은 대로 어쩔 수 없이 움직여야만 하는 일본 사회의 잘못된 시스템에 대한 메시지이다.

 

 

 

 2. 기성세대가 당연하게 여기는 ‘대접’

 

 “酒が空いたグラスあれば直ぐに注ぎなさい 皆がつまみ易いように串外しなさい 会計や注文は先陣を切る 不文律最低限のマナーです(술잔이 비면 바로 채워라. 다른 사람이 집기 쉽도록 꼬치 빼 둬라. 계산과 주문을 미리 하는 건 불문율 최소한의 매너랍니다.)” 

 

또한, 이 가사에는 ‘당연히 젊은 세대에게 대접을 받아야 함’을 역설하는 일본의 기성세대에 대한 목소리가 담겨 있다. 

 

 이에 가수는 “うっせぇうっせぇうっせぇわ(시끄러. 시끄러. 시끄러워)”라며 두 번째로 반박을 하고, “くせぇ口塞げや限界です 絶対絶対現代の代弁者は私やろがい もう見飽きたわ 二番煎じ言い換えのパロディ うっせぇうっせぇうっせぇわ 丸々と肉付いたその顔面にバツ(귀찮은 입막음은 이제 한계야. 절대불변 현대의 대변자는 나여야 하는 거잖아. 벌써 질렸어. 말만 바꿔서 하는 그 패러디. 시끄러. 시끄러. 시끄러워)”라며 이어서 더 강하게 말한다. 

 

 이 가사는 현재 일본의 젊은 세대를 대변하는 가사이다. 기성세대가 당연하게 여기는 ‘대접’이 젊은 세대에게는 당연한 ‘대접’이 아님을 이 가사를 통해 보여준다.

 

 

 

 3. 일본 사회의 불문율

 

 “一切合切凡庸な あなたじゃ分からないかもね 嗚呼つまらねぇ 何回聞かせるんだそのメモリー(모든 것이 평범한 당신은 나를 이해할 수 없나 보네. 아 아 재미없어. 몇 번이나 들려주는 거야, 그 기억)” 

 

마지막 가사는 젊은 세대를 억압하는 일본의 현대사회와 기성세대들이 내는 목소리를 “うっせぇうっせぇうっせぇわ(시끄러. 시끄러. 시끄러워)”라며 세 번째로 반박한 뒤, “アタシも大概だけど どうだっていいぜ問題はナシ (나도 대부분 그렇지만 어쨌든 좋아. 문제는 없음)”이라며 자신이 노래 가사 곳곳에서 ‘시끄러’라고 일본 사회의 불문율에 대해 반박한 것을 정당화하며 마무리된다.

 

 

 


웃세와うっせぇわ의 가사는 현대 일본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

 

 

웃세와うっせぇわ YouTube 조회수

(출처 : (327) うっせぇわ - YouTube (검색일: 2021.10.01.))

 

 

 웃세와うっせぇわ의 가사를 분석하면서 일본의 젊은 세대들이 왜 이 노래에 열광하고 공감했는지에 대한 답을 추측할 수 있었다. 그 답은 어쩌면 이 웃세와うっせぇわ라는 노래가 현재 일본 사회의 세대 갈등을 극심하게 경험하고 있는 일본의 젊은 세대들이 현실에서 낼 수 없는 목소리를 이 가수가 시원하게 “うっせぇうっせぇうっせぇわ(시끄러. 시끄러. 시끄러워)”라며 대신 내줌으로써, 일본 사회의 잘못된 시스템에 대해 불만이 있던 젊은 세대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주었기 때문은 아닐까.

 

 또한, 노래 가사에서 “나도 대부분 그렇지만, 대개 문제없음.” “내가 흔히들 말하는 천재예요, 평범한 당신” “絶対絶対現代の代弁者は私やろがい(절대불변 현대의 대변인은 나여야 하는 거잖아)” “つっても私模範人間(그래도 나는 모범인간)” “ちっちゃな頃から優等生(어렸을 때부터 나는 우등생)” 등 ‘나 자신은 정상인데 당신이 문제야’라는 뉘앙스로 지금까지 자신이 했던 비판을 정당화하는 듯한 모습이 나타나는데, 이 역시 사실은 멀쩡하게 살 수 있는 자신을 멀쩡하게 살지 못하도록 강압적으로 사회의 불문율을 따르게 하는 현대 일본의 사회와 기성세대들을 비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아닐까.

 

 

 

 

 

일본의 세대 갈등

 

 앞서 살펴본 것처럼 웃세와うっせぇわ가 일본의 젊은 세대 사이에서 큰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그 배경에는 세대 갈등으로 팽배한 일본 사회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일본에서는 왜 이러한 극심한 세대 갈등이 나타나고 있는 것일까.

 

 

 1. 일본의 조직 사회에 나타나는 ‘수직적 서열 구성’

 가장 먼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은 일본의 엄격히 서열화되어 있는 거대한 조직 사회이다. 일본과 같은 조직 사회는 첫 번째로 수직적 서열 구성의 양상을 보인다는 특징이 있다. 

 

 아시아적 가치Asian values에 따라 일본 사회는 이러한 서열이 구성될 때 연차순年次順, 즉 나이가 많은 사람부터 서열이 정리되는 방식이 적용된다. 하나의 주장에 의하면, 아시아적 가치란 대체로 행인정사상(行仁政思想), 가족주의(가부장적 권위), 정실주의, 인치주의, 권위주의, 민족의식, 공동체 의식, 교육열, 근면성, 근검절약 등 주로 유교 사상에서 나온 아시아의 특유한 가치를 말할 수 있다.​[1] 따라서 아랫사람은 윗사람의 명령에 복종하면서 깍듯이 받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웃세와うっせぇわ의 노래 가사에서도 나타난다. 

 

 

 웃세와うっせぇわ 가사

(출처 : 【Ado】うっせぇわ ((327) 【Ado】うっせぇわ - YouTube))

 

 가사 내용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기성세대들은 자신들이 젊은 세대에게 당연한 ‘대접’을 받아야 함을, 젊은 세대들은 자신들이 왜 그들에게 ‘대접’을 해줘야 하는지를 역설한다. 웃세와うっせぇわ의 가수는 이런 일본의 사회현실을 젊은 세대의 관점에서 비판한 것이다.

 

 

 2. 일본의 조직 사회에서 나타나는 ‘집단주의’

 일본과 같은 조직 사회의 두 번째 특징은 집단주의이다. 같은 서열의 그룹 안에서도 분위기를 살피며 튀지 않게 적당히 행동해야 한다. 일본에서는 ‘튀어나온 말뚝은 얻어맞는다’와 같은 눈치에 관한 속담이 있을 정도로, 주변 반응을 유심히 살피고 그것에 쉽게 동조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에 대한 근거 중 하나로, 한 출간 작가의 분석 내용에 주목하고자 한다.

 

일본인들의 삶은 보육원, 유치원 때부터 모든 것들이 규격화되어 있습니다. 손수건, 기저귀까지 이름 쓰는 곳이 정해져 있을 정도입니다. 명문화된 규칙 외에도 지역 사회, 학교, 직장마다 보이지 않는 규칙들도 많습니다. 그런 규칙들을 어겼다간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 정도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도 꾸준히 학습하게 되겠죠.​[2]​

 

일본 사회의 집단주의를 나타내는 설문조사

(출처 : 「令和 若者が望む未来調査 2019」 12月調査 (若者の意識から見える今後の日本人の新しい特性?「しなやかな集団主義」とは | ウェブ電通報 (dentsu-ho.com))

 

 

 이처럼 일본 사회는 대체로 자신의 의견을 강력하게 피력하기보다는 주변의 반응을 살피고 주류의 의견에 동조하는 집단주의의 성격이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3. 과거에서부터 이어져 온 일본 사회의 시스템 

 이처럼 현재 일본의 조직 사회는 과거 만들어진 전체주의, 튀지 않고 질서를 유지하며 안정감을 추구하는 집단으로서의 속성이 내포되어 있다. 이는 곧 확실히 책임지는 주체나, 틀을 깨는 사람이 없는 조직(국가)이 과거에서부터 현대까지 이어져 온 것을 말한다. 그래서 과거의 질서에 익숙한 이전 세대가 결국 수동적인 조직 사회를 지금까지 유지해 올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이전 세대와 비교해서 사고 체계나 성장 환경이 다른 젊은 세대는 이전 세대의 질서에 대한 답답함과 부담감을 느끼면서도, 작은 집단부터 국가라는 큰 조직에까지 깊이 뿌리박은 전체주의에 대해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못하고 결국 만들어진 과거의 질서에 다시 순응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자기검열自己検閲과 분위기 살피기空気読み를 당연시하게 만드는 사회는 서열의 아래에 있는 사람일수록 더 많은 피로를 발생시킨다. 일본과 같은 엄격한 수직적 구조에서 윗사람(강자)에게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는 구조적 압박에 의해 발생한 피로는 결국 분노로 변질되게 된다.

 

 이렇게 응집된 분노는 웃세와うっせぇわ와 같이 사회에 대한 불만 표출이 되기도 하며, 수평적 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여기서 수평적 폭력이란 프랑스 사상가 프란츠 파농이 고안한 것으로, 상류 계층으로부터 공격이나 착취를 당할수록 자기와 비슷하거나 약한 처지의 사람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것을 말한다.​[3] 이는 또한 수평적 투쟁이라고도 한다. 일본의 집요하고 악질적인 이지메 문화를 구성하는 근본적 요인 중 하나가 세대 갈등에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결국, 윗사람의 눈치를 살피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서열의 그룹 안에서도 눈치를 살펴야 하는, 감시 사회에 살아가는 것이다.

 

 

 

 

나가며

 

 정리하자면 결국 웃세와うっせぇわ는 이러한 세대 갈등, 즉 아랫사람(젊은 세대)이 윗사람(기성세대)에게 저항할 수 없는 구조적 불평등에 대한 분노를 표출한 곡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이런 곡의 유행은 일본 사회를 살아가는 청년층의 피로와 분노가 얼마나 쌓여 있는가를 가시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현재 일본 사회는 한국과 매우 닮아있다. ‘지금의 일본은 10년 후의 우리나라’라는 말이 있듯, 앞에서 설명한 일본 사회의 모습들은 우리나라의 현재 또는 앞으로의 양상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이러한 일본의 세대 갈등 사례를 토대로 근본적 문제점을 분석하여 이에 맞는 해결책을 모색한다면, 앞으로 더 격화될지 모르는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와의 갈등을 해소하고 더 조화로운 사회를 향해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1] 이홍종, 2002.12, 「오리엔탈리즘과 아시아적 가치」, 계간 사상, 사회 과학원, 120쪽

[2] 한선생, 2020.08, ‘이지메(いじめ)의 심층심리’, https://brunch.co.kr/@onestepculture/365 (검색일: 2021.05.21)

[3] 시사상식사전, 2020.07, ‘수평적 폭력’, https://terms.naver.com/entry.naver?cid=43667&docId=5962928&categoryId=43667(검색일: 2021.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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