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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운동 비켜!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 나간다!

오세은2020.12.20

 

 

 

 


 

 

 

불매운동 비켜!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 나간다!

 

 

 

 

들어가며

  출시 후 6주 만에 전작의 전 세계 판매량을 넘어서며 전 세계에서 그 인기를 증명한 <모여봐요 동물의 숲>[1]. 우리나라에서도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인기는 마찬가지였다. 코로나19가 유행하고 있음에도 줄을 서서 <모여봐요 동물의 숲>을 구매하려고 할 뿐만 아니라, <모여봐요 동물의 숲>을 플레이할 수 있던 칩과 닌텐도 스위치의 물량이 부족해 정가보다 돈을 더 주고 사야 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2019년 하반기 이후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항하여 ‘NO JAPAN’이라는 구호와 함께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불매 운동에 참여하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유니클로 등의 일본 기업 제품을 소비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소비하지 않았다. 그러나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발매 이후, 유니클로와 같은 나라 기업인 닌텐도의 게임은 물량이 부족해서 구매하기 힘들 때까지 소비하고, 정가 이상의 돈을 지불하면서 소비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이런 사람들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2019년 하반기 이후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항하여 ‘NO JAPAN’이라는 구호와 함께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불매 운동에 참여하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유니클로 등의 일본 기업 제품을 소비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소비하지 않았다. 그러나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발매 이후, 유니클로와 같은 나라 기업인 닌텐도의 게임은 물량이 부족해서 구매하기 힘들 때까지 소비하고, 정가 이상의 돈을 지불하면서 소비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이런 사람들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일본’=불매?

  먼저, 일본 불매운동에 대해 가볍게 짚고 넘어가자. 일본 불매운동 당시, 많은 일본 기업의 상품들이 일본 불매운동 시작 당시에 인터넷을 통해 대표적인 ‘일본 기업’으로서 제시되었고, 불매운동의 대상이 되었다. 그 기업들의 상품들은 그저 ‘일본 기업의 상품’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몇몇 일본 기업의 상품들에서는 ‘일본’을 찾아낼 수 없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흔히 ‘일본’하면 생각하는 왜색 등을 찾아낼 수 없다. ‘일본’으로 생각할 수 있는 요소를 하나도 포함하고 있지 않은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유니클로의 상품들을 생각해 보자. 유니클로의 상품, 즉 유니클로의 의류들은 대부분 단색, 혹은 스트라이프 등의 일반적인 무늬들로 이루어져 있다. 몇몇 일본 작품과의 콜라보로 출시한 의류들을 제외하고는 ‘일본’스러움을 전혀 찾을 수 없다.
  즉, 다르게 생각해 보면 불매운동의 대상이 될 이유가 없다. 그러나 그럼에도 ‘일본 상품’이라는 이유로, 불매운동의 대상이 되었다. 그 이전까지의 불매운동은 대부분 어떤 특정한 문제(윤리적 문제)가 아닌 이상, 일어나지 않았고,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한 기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지, 나라를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일어난 적은 거의 없었다. ‘일본 기업’의 상품이라는 이유로 불매운동의 대상이 되어버린 다양한 상품들 속에서,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살아남았던 것이다.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2019년 하반기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된 이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 발매된 것으로, 전작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2013년 2월 7일 발매, 한국 기준)의 발매 이후 7년 만에 <동물의 숲> 시리즈의 신작이었는데, 당시에 없어서 구매하지 못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 봐야 할 점은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출시 당시에도 일본 불매운동이 활발했다는 점이다. 일본 불매 운동이 여전히 활발한 시기에 발매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모여봐요 동물의 숲>과 닌텐도는 마치 불매 운동의 대상이 아닌 것처럼 여겨진 것이다. 이렇게 많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이 아니라 게임

  가장 큰 요소는 바로 ‘일본의 게임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것’, 다시 말해 ‘한 나라를 특정할 수 없는 것’과 동시에 ‘모든 나라가 함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역사적·정치적으로 문제가 될 요소(왜색[2])을 최대한 제외’했다.

 

  몇몇 일본 게임에서 역사적 문제로 논란이 일어난 것이 있다. 그 예시로 한국 정식 출시 이전부터 트위터에서 어느 정도 인기 있었던 <앙상블 스타즈!>나 <뱅드림! 걸즈 밴드 파티!>가 있는데[3], 우리나라에서 위의 게임들이 문제가 된 것을 생각해 보면 일본 게임에서의 ‘왜색’ 문제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 소비를 결정하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게임 속의 어떤 요소가 소비자들이 해당 게임을 소비하는 데 있어서 ‘일본’이라는 사실보다는 ‘게임’이라는 사실에 집중하게 만들었을까? 소비자들이 <모여봐요 동물의 숲>을 선택하게 만든,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매력은 무엇일까?

  

 

 

<모여봐요 다양성의 숲>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기본적으로 일본, 아시아를 중심으로 하기는 하지만, 이외에도 다른 나라의 전통의상이나 기념일을 게임 내에서 다루고 있다. 일본의 전통 의상인 기모노를 비롯해 우리나라의 한복 등 다른 나라의 전통의상을 게임 내에 옷 가게에서 구입할 수 있고, 특정 기간 동안 각 나라의 축제 혹은 기념일을 대표하는 가구나 옷을 구입할 수 있으며, 시즌 상품의 경우 왼쪽 하단에 해당 축제나 기념일을 그 나라의 국기와 함께 표시해 둔다.

예를 들어, 2020년 8월 기준 기간 한정 시즌 아이템으로 ‘로데오풍 스프링 놀이 기구’를 구매할 수 있었는데, 왼쪽 하단에 ‘카우보이 축제’라는 것이 국기와 함께 표시되어 있다. 

 

 

 

 

기간 한정 시즌 아이템 '로데오풍 스프링 놀이 기구'



 

  그리고 일본의 인사말이 적힌 ‘곤니치와 티셔츠’는 물론이고 우리나라의 인사말인 ‘안녕 티셔츠’, 프랑스의 인사말인 ‘봉주르 티셔츠’ 등 각 나라의 인사말 티셔츠를 게임 내에서 구입할 수 있는데, 이런 점 또한 위의 ‘일본의 게임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왼쪽부터) 곤니치와 티셔츠 / 봉주르 티셔츠 / 안녕 티셔츠



 

<모여봐요 자유로운 숲>

  <동물의 숲 시리즈>는 초기작부터 현재의 <모여봐요 동물의 숲>까지, 시리즈 특유의 그래픽과 자유성으로 인기를 얻었다. <동물의 숲 시리즈>는 초기작 <놀러 오세요 동물의 숲> 출시 이후, 후속작 <타운으로 놀러 가요 동물의 숲>,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 가장 최근 작품인 <모여봐요 동물의 숲>까지, 점차 자유도가 높아졌다. 그 자유도가 가장 높아지고 향상된 것이 <모여봐요 동물의 숲>인 것이다.

 

  먼저 자유도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서 플레이어는 무인도로 이주를 하고, 텐트 설치를 통해 집터를 잡고, 이외에도 가게의 위치 등도 플레이어가 원하는 곳으로 결정할 수 있다. 그리고 전작과는 달리, 지형의 형태도 변화시킬 수 있으며, 원하는 무늬의 길을 그려낼 수도 있다. 한편으로 그 특유의 자유도로 인해 게임에 피로감을 느끼던 사람들을 위해 ‘너굴 마일리지’ 시스템을 도입한다. 이는 일종의 ‘도장 모으기’와 같은 형태로, 임무를 수행하면 도장을 받지만, 이에 대한 강제성은 없어서, 사람들은 하고 싶을 때에 임무를 수행하면 된다. 이는 자유도에 대해 피로감을 느끼던 사람들, 그리고 그 높아진 자유도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었다.

 

 

 

너굴 마일리지 시스템



 

<모여봐요 기술 발전의 숲>

  전작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부터 최신작 <모여봐요 동물의 숲>까지, 약 7년의 시간 동안, 기술은 꾸준히 발전했다. 따라서 여러 작품들의 그래픽이 향상된 형태로 만들어지는데, 이는 <모여봐요 동물의 숲>도 마찬가지였다. 이전 작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과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그래픽을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동물의 숲> 시리즈 특유의 그래픽이 가지고 있는 특징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 있었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 게임 그래픽

 

 

 

  한편으로, 그래픽의 발전 이외에도 동물 캐릭터들(NPC)의 움직임이 매우 다양화된다. 전작까지의 경우 낚시 등 여러 채집 행동은 플레이어만이 가능했는데,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서는 동물 캐릭터들도 낚시를 하고, 광장에 모여 운동을 하고, 광장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곤충을 잡다가 놓치기도 하고, 종종 어딘가에 앉아 쉬고 있기도 하면서, 동물 캐릭터들의 행동 패턴이 매우 다양해졌다.

 

 

 

 

다양화된 NPC들의 행동
(맨 위부터) 노래 / 낚시 / 운동 / 휴식



 

  그리고 그 동물 캐릭터들은, 다양한 행동을 함과 동시에 다양한 말들을 한다. 그리고 이 말들은 플레이어의 행동을 알고 있는 듯한 말들, 친밀도가 쌓였을 때 플레이어에게 별명을 붙여주는 대화를 시작하는 등, 게임 플레이에 재미를 느끼게 하는 대화를 해 나가는 경우가 있다. 이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추가된 단순한 요소일지도 모르지만, 전작에 비해 플레이어의 플레이 패턴, 다시 말해 <모여봐요 동물의 숲> 내에서의 섬 생활을 동물 캐릭터들이 알고 있는 듯한 말을 하는 것은 플레이어들이 직접적으로 동물 캐릭터들과 대화한다는 느낌을 주고, 플레이어가 직접 섬 생활을 하는 것처럼 느끼도록 한다. 다시 말해, 단순히 기술 발전으로 추가된 요소라고 하더라도, 그 요소들이 하나로 모여서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플레이를 더 재밌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다양화된 NPC들의 대화

 (1) 한 달동안 미접속 시에 NPC의 대사

(2) 플레이어의 별명을 정해주는 NPC

 

 

 

<모여봐요 대체 불가능한 숲>

  일본 불매운동 당시, 많은 일본 상품들은 대부분 우리나라나 일본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대체 가능한 상품’들이 제시되었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 역시 몇몇 게임이 ‘대체 가능한 게임’으로서 제시되었지만,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라는 게임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게임은 없었다. 

 

  초기작 <놀러 와요 동물의 숲>부터 가장 최근 작품인 <모여봐요 동물의 숲>까지, 계속해서 게임이 나오고, 그 긴 시간 동안 기술이 발전하면서 자연스럽게 그것이 게임의 요소에 반영되면서 단순히 기술 발전으로 인해 추가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초기작부터 지니고 있던 <동물의 숲>이라는 시리즈 게임 특유의 인기 요소와 맞물리면서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인기를 끌어낼 수 있었다. 

 

  다시 말해, 시간이 지나면서 추가된 요소들과 원래 <동물의 숲>이라는 시리즈 게임이 가지고 있던 인기 요소가 적절하게 모여서 인기를 이끌어낼 수 있었고, 그리고 이 요소들이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라는 게임을 ‘대체 불가능한 게임’으로 만들어냈다.

  여러 가지 요소들이 모여 만들어진 ‘대체 불가능한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 게임 자체의 매력으로 대체 불가능한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 되었기 때문에,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 일본 기업의 상품임에도 불매운동을 피할 수 있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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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ttps://www.nintendo.co.jp/ir/news/index.html 20203月期 決算説明資料13p

[2]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본 단어의 의미는 일본의 문화나 생활 양식을 띠고 있는 색조를 낮잡아 이르는말이지만, 본 글에서 왜색이라는 단어는 무언가를 보았을 때 일본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라는 의미로 사용함.
[3] 
<앙상블 스타즈!>의 경우, 다이쇼 로망 테마 이벤트를 진행했으며, 리듬게임 <뱅드림! 걸즈 밴드 파티!>의 경우, 다이쇼 로망과 관련하여 논란이 있는 노래의 커버 버전을 수록했다. , 일본판 한정이며 한국 서비스는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거나, 한국 서비스와 맞지 않는 내용이 존재하는 경우 음원 업데이트를 진행하지 않는 방식으로 대처했다. (<뱅드림! 걸즈 밴드 파티!> 관련 공지:https://playgame.kakao.com/bangdream/articles/325735 /앙상블 스타즈!의 경우 한국판 서비스 종료로 공지사항이 올라와 있는 사이트가 비공개됨)

 

 

 

 

 

 

 

<참고문헌

 

<단행본>

천혜정, 2020, 한국 소비자 불매운동사, 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사이트>

박병국, 2020, ‘식지 않은 일본제품 불매운동’...유니클로 지난 1년간 23곳 폐점’,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200814000830 (검색일: 2020.12.29.)

https://www.nintendo.co.jp/ir/news/index.html (검색일: 2020.12.29.)

오정은, 2020, ‘‘유니클로 대체품노노재팬엔 없던 기업...‘270% 폭풍성장’’,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0070109511841718 (검색일: 2020.12.29.)

오정은, 2020, ‘"불매 오래 못 가" 유니클로 가보니비웃음의 대가 컸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8&aid=0004431529 (검색일: 2020.12.29.)

 

 

 

 

모든 그림은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실제 게임 플레이 화면을 캡처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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