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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여봐요 동물의 숲>으로 즐기는 나만의 플레이

정유빈2020.12.20

 

 


 


<모여봐요 동물의 숲>으로 즐기는 나만의 플레이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 주목하는 이유

 코로나19 속에서도 콘솔 게임 산업은 호황이다. 닌텐도社 동물의 숲 시리즈의 최신작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평화로운 일상생활에 대한 그리움을 자극한다’는 평을 받으며 닌텐도 스위치 품귀현상까지 불러왔다. 또한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미국 시사주간지 TIME이 선정한 ‘100 INVENTIONS OF 2020’에 이름을 올렸다. 온 택트(Ontact, 비대면을 일컫는 ‘Untact’와 온라인을 통한 외부와의 연결 ‘On’을 더한 개념) 시대, <모여봐요 동물의 숲>을 통한 연결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 플레이어는 게임 내 기능인 통신을 통해 코로나19로 어려워진 모임을 지속했다. 타 플레이어의 <모여봐요 동물의 숲> 마을을 방문하여 친목 모임을 갖거나 결혼식과 패션쇼, 세월호 추모 모임 등 기존 오프라인으로 진행되었던 모임을 코로나19의 부담 없이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서 진행하면서 ‘거리는 멀어져도 마음은 가까이’를 실천하였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대체할 수 없는 매력

 사실 동물의 숲 시리즈는 엔딩이 존재하지 않으며 정해진 스토리 없이 마냥 자유롭기만 한 ‘게임 같지 않은 게임’으로 개발 당시 임원진들의 비관적인 판매 예측 속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동물의 숲의 높은 자유도와 다양한 창작 요소는 타 게임으로 대체할 수 없는 동물의 숲 시리즈만의 매력이 되었고 기존 게임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던 비(非)게이머에게 어필하며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 이르기까지 크게 사랑받게 되었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정해진 스토리가 없다는 점은 플레이어마다 다른 선택을 가능하게 했고 이를 통해 다양화된 플레이는 일률적인 목표가 없기에 존중받을 수 있었다. 플레이어는 창작 요소를 활용해 ‘나만의 마을’을 표현하였고 이를 유튜브 콘텐츠로 제작하여 공유하였다. 이로써 <모여봐요 동물의 숲>을 직접 플레이하며 즐기는 ‘하는 게임’ 외에 영상으로써 즐기는 ‘보는 게임’이 가능해졌다. 이처럼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높은 자유도가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는 것은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가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모여봐요 ○○의 숲으로 함께하는 비플레이어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플레이어에게 자유를 허락함으로 다양성을 확보하였고 창작 요소를 활용한 패러디가 이루어졌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타 게임 및 문화 패러디는 캐릭터의 옷을 창작하는 ‘마이 디자인’을 활용해 만화 캐릭터인 <나루토>의 ‘나루토’, <블리치>의 ‘이치마루 긴’을 코스프레 하거나 비의 <깡> 뮤직비디오 의상을 패러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외에도 마을 꾸미기를 통해 미술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미술실의 모습을 표현한 ‘미대 입시 숲’, 군대를 표현한 ‘헤쳐 모여 동물의 숲’이 우수한 현실 고증으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렀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과 관련한 패러디는 타 게임에서 <모여봐요 동물의 숲>을 재현하는 방식으로도 나타났다. ‘마크의 숲’, ‘카트의 숲’과 같이 주로 ‘○○의 숲’으로 변형한 제목과 함께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BGM과 효과음을 타 게임 플레이 영상에 삽입하는 패러디를 보였다. 유튜브를 통한 패러디 영상의 공유는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문화를 소비하는 이들이 플레이어 집단을 넘어 비(非)플레이어까지 포함하도록 하였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확장을 가져오는보는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스토리가 주된 콘텐츠인 게임과는 달리 플레이 영상 공유로 인한 스포일러의 부담이 없으며 다양한 창작 요소와 내재된 공유 기능으로 유튜브 콘텐츠로써 적절한 게임의 구조를 가졌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닌텐도 스위치라는 콘솔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하기에 접근성이 낮아 새로운 플레이어의 유입이 어려운 생태계를 가지고 있다. 이에 ‘보는 게임’은 비플레이어의 관심을 끌었던 것 외에도 게임의 홍보와 더불어 게임 정보를 얻는 창구로써 역할 하며 <모여봐요 동물의 숲>을 다방면으로 보완해 주었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유튜브 콘텐츠는 자칫 단조로워질 수 있는 자유도 높은 특성을 보완하며 계속해서 새로운 플레이를 제시하는 가이드가 되었다. 창의적인 플레이가 다수 행해지는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 유튜브를 중심으로 퍼진 새로운 플레이 방식은 바로 ‘주민 괴롭히기’이다. 동물 캐릭터로 이루어진 NPC(Non-Player Character) 주민들과 한마을에서 서로 돕고 생활하는 힐링 게임에서 ‘주민 괴롭히기’ 플레이는 게임의 본래 의도를 벗어나는 것이다. 잠자리채로 주민의 머리를 가격하기, 이동하지 못하도록 가두기, 함정 씨앗에 빠트리기 등과 같은 주민을 괴롭히는 다양한 방법이 유튜브를 통해 공유되었고 이는 <모여봐요 동물의 숲> 속 반복되는 평화를 깨고 새로움을 가져왔다.

 

 

 

 



 

획일화의 기준이 된 <모여봐요 동물의 숲> 유튜브 콘텐츠

 <모여봐요 동물의 숲>과 유튜브의 만남이 상호 유익을 이끌었던 것과는 달리 한편으로는 ‘보는 게임’의 소비가 <모여봐요 동물의 숲> 플레이어의 자유와 다양성을 잃게 하였다. 이는 주민 선호 현상에서 분명히 살펴볼 수 있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주민은 391종으로 최대 10명의 주민과 한마을에서 생활하는 것을 고려했을 때 충분한 다양성을 갖추었으며 주민들 사이 계층 관계가 없다. 그러나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주민 인기 순위가 획일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타 게임에서 등급을 나타내는 ‘티어’를 차용해 주민의 계급을 명시하고 있다. 

 

이를 접한 플레이어는 경험을 통해 개인의 선호를 찾는 과정을 건너뛴 채 유튜브 콘텐츠에서 명시한 ‘인기 주민’을 얻기 위해 집중하게 된다. 이로 인해 다양성의 가치는 무력해지고 끝없는 편승효과와 ‘보는 게임’의 영향력만이 남게 된다. 마을 꾸미기와 인테리어를 포함한 창작 요소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이들은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 가진 높은 자유도와 창작 요소에 피곤함을 느낀다고 한다. 따라서 이들은 경험을 통해 개인의 목표와 스토리를 만들기보다는 유튜브 콘텐츠로 제시된 플레이를 모방한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 N명의 플레이어에 의한 N개의 플레이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정해진 목표와 스토리 없이 높은 자유도와 다양한 창작 요소를 가진 게임으로 대부분의 게임이 엔딩이라는 하나의 목표만을 향해 달려갈 때에 플레이어에 의한 다양성의 가치를 느끼게 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였다. 다양화된 플레이는 패러디로써 비플레이어의 유입을 돕고 게임이 본래 의도를 넘어 확장하게 하였으며 <모여봐요 동물의 숲>과 유튜브의 결합으로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소비자를 ‘보는 게임’의 소비자까지 넓히며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보는 게임’이 다양성의 가치를 해치고 플레이의 획일화를 가져오기도 했다. 유튜브 콘텐츠로 제시되는 유행하는 아이템과 플레이 방식은 플레이어가 따라야 할 새로운 기준점으로 작동하였다. 그러므로 이는 플레이어마다 다른 ‘나만의 플레이’를 막는 요인이 되었으며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 가진 가치와 장점을 앗아가는 결과를 가져왔다. 

 

타 게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공략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보는 게임’은 더욱 많은 이들이 게임 문화를 즐기게 하며 직접 ‘하는 게임’과 시너지 효과를 이루는 문화이다. 그러나 플레이어 개인의 경험 속에서 ‘하는 게임’에 우선하여 ‘보는 게임’이 이뤄질 경우 플레이어는 ‘나만의 플레이’를 온전히 경험할 기회를 잃게 된다. 플레이어는 스스로의 플레이에 확신을 가질 때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은 SMAP의 <世界に一つだけの花 : 세상에 하나뿐인 꽃>의 가사로 설명할 수 있다. ‘NO.1이 되지 않아도 괜찮아 원래 특별한 Only one’. 타인과 다름은 자유를 버리고 도망가게 할 만큼 큰 불안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이를 넘어 모두가 능동적으로 ‘나만의 플레이’를 즐길 때 진정한 자유와 다양성의 가치가 실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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